[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 지표 호조에 반색했던 뉴욕증시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주가 추가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주가 하락 압박이 두드러진 가운데 CBOE 변동성 지수(VIX)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 거래가 장중 폭증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월가 트레이더들이 증시 변동성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85.94포인트(0.47%) 하락한 1만8105.17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0.77포인트(0.51%) 떨어진 2105.3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9.98포인트(0.20%) 내린 4993.5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VIX에 연동하는 옵션 거래 규모가 장중 약 1초 사이 거의 1억달러에 이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13만계약에 이르는 메가톤급 베팅이 4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증시 변동성이 상승할 때 수익을 내는 구조의 옵션에 ‘사자’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VIX 옵션 시장조성자인 그룹 원 트레이딩의 제이미 타이럴 스페셜리스트는 “이날 거래 규모가 사상 최고치는 아니지만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였다”며 “투자 심리가 그만큼 냉각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주가 하락과 관련,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국채 매도가 몰리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렸고, 이는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만한 호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CRT의 이안 얀젠 전략가는 “주가 흐름을 주도하는 세력이 자취를 감췄다”며 “주가 하락과 함께 거래량이 줄어든 것은 적극적인 매수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독일 국채보다 미국 국채의 ‘팔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주가에 더욱 높은 하락 압박을 가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종목별로는 약세장 속에 캐터필라가 2%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베어드 증권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높이면서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조이 글로벌 역시 투자의견 상향에 6% 뛰었다.
시스코 시스템스도 퍼시픽 크레스트가 투자의견을 ‘섹터비중’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한 데 따라 1% 이상 올랐다.
한편 이날 그리스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금 7억5000만유로의 상환을 집행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채권국과 회의에서 구제금융 협상 타결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