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강세로 유럽 선진국 채권 급락…신흥시장은 보합권
[편집자] 이 기사는 5월8일 오전 9시49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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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노종빈 기자] 지난달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유로존 채권시장에서 나타난 큰 폭 반전 장세였다.
4월 하순부터 5월 초까지 유로존 채권시장에서는 투매 현상에 가까운 매도 물량이 급격히 쏟아지면서 큰 폭의 조정을 기록했다.
◆ 선진국 채권수익률 상승…신흥시장 보합권
지난 4월 한달 기준 유럽 선진국인 독일과 네덜란드 국채 수익률은 거의 2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극심한 혼란 장세를 보였다.
프랑스와 벨기에, 핀란드 등 유로존 주요국 국채 수익률도 지난달 각각 32~45%대 급등했다.
하지만 이들 선진국 국채들의 수익률은 여전히 연초와 비교할 경우 약 20~30% 낮은 수준이다.
유로존 주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의 국채 수익률 역시 지난 한달간 약 18~25%대 상승했다.
또 글로벌 각국의 국채 수익률도 지난달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높아졌다. 미국과 영국, 한국, 호주 등의 국채 수익률은 5~16%대 상승을 나타냈다.
신흥국 채권들은 대부분 강보합권에 머문 반면 태국과 러시아의 국채 수익률은 11%대 하락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 ECB 양적완화에도 채권값은 급락
지난 3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를 통한 유로존 채권 매입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 급등세를 나타내며 일부 버블조짐까지 보였던 유로존 채권 시장에서는 급격한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로존 채권 급락의 방아쇠를 당긴 사건은 무엇보다 유로존 내에서 가장 안정적인 채권으로 꼽히는 독일 국채의 급락이다.
독일 국채가 급락한 주요 원인은 유로화 강세다. 독일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수출 중심의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데 유로화 강세가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에 걸림돌이 되면서 유로화 강세가 증시나 채권 시장에서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거나 물가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경우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채 수익률이 반등한다.
이에 따라 ECB의 양적완화 지속에 따라 발생했던 수익률 낙폭을 결국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이미 미국과 영국의 양적완화 과정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 독일 10년물 수익률, 2주만에 50bp 급등
사실상 유로존 채권의 벤치마크(기준) 채권으로 통하는 독일 분트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전일 0.59%를 기록, 약 2주 전인 지난달 17일 0.05% 수준에 비해 급격히 높아지는 보기 드문 장세를 연출했다.
유럽 채권트레이더들이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 채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장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진 가운데 ECB가 시장에서 매입할 것으로 예상됐던 물량 뿐 아니라 유럽 각국이 속속 국채를 신규 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기존 채권 물량이 안정적으로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독일 분트채의 흐름에 따라 미국 채권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이라 저지 크레디트스위스 채권 부문 전략가는 "최근 12개월 정도 미국과 독일 채권수익률은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다"며 "유럽 채권시장에 단기적으로는 취약성이 있지만 투매 현상은 곧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미국 금리 인상시 채권시장 리스크 부각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현재의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이 고평가돼 있다고 경고해 눈길을 끌었다.
옐런 의장은 현재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일반적으로 볼 때 꽤 높은 편"이라며 고평가 리스크가 있음을 경고했다.
채권시장의 위험성도 함께 지적했다. 옐런 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채권 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과의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수익률)가 낮은 상태에서 금리인상에 앞서 시장 투자자들이 대비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