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IMF 평가에도 위안화 저평가 입장 유지할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적정 수준이라고 선언할 예정이다. 그간 IMF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비판해왔으나 이번을 계기로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뀐 것이다.
중국 위안화 <출처=신화/뉴시스> |
이로써 IMF는 지난해 위안화 가치가 적정 수준보다 5~10% 정도 낮다고 한 기존 평가에서 선회했다. 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도 환율이 경제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다만 IMF는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환율에 대해 '적정 가치(fairly valued)'라는 표현을 피하는 등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WSJ는 지난해 위안화 가치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달러화 대비 10%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IMF의 한 고위 관리는 "위안화 가치는 지난 10년간 주요국 통화 바스켓에 비해 30% 이상 올랐다"며 "현재 위안화 환율은 어느 정도 적정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마커스 로드라우어 IMF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위안화가 더 이상 저평가 상태가 아니라는 결론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현재 위안화는 '균형 상태(equilibrium)'에 근접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발언은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주도하면서 미국 중심의 세계 금융질서에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나오게 된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번 IMF의 입장 변화로 인해 미국은 중국을 공격할 든든한 배경을 잃게 된 셈이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미국은 그동안 IMF의 위안화 평가에 의지해 중국의 환율정책을 비판해 왔다"며 "(이번 일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이번 IMF의 주장에 굴하지 않고 위안화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