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 외 목적의 대출수요도 단기간에 크게 확대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규모가 주택경기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수요도 단기간에 큰 폭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30일 한은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 기준)은 2014년 하반기 중 48조5000억원 증가해 상반기(+17조9000억원) 및 예년 하반기(2008~13년의 하반기 중 평균 +32조7000억원)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기타금융기관(보험회사, 연금기금, 공적금융기관 등)은 1000억원 감소에서 7조9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가계대출 증감 <자료제공=한국은행> |
가계대출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원인으로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수요 확대가 꼽힌다.
한은은 "정부의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에 따른 주택매매심리 개선,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전환수요 등으로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수요가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부터 2013년 하반기 평균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42만5000호에서 2014년 하반기 53만2000호로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도 2008년부터 2013년 하반기 평균은 +12조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2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주택구입 목적 이외의 주택담보대출(9개 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비중은 2014년 상반기 42.8%에서 하반기 48.7%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LTV·DTI 규제 합리화와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인한 대출금리 하락을 계기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생계, 사업용도 등 주택구입 이외 목적의 대출수요도 단기간에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예금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에 힘입어 수신이 증가함에 따라 자금운용처 확대 측면에서 가계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기준)의 수신증가액은 2014년 상반기 +8조2000억원에서 하반기 +16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LTV 규제 일원화로 주택담보대출 운용이 제약됨에 따라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등으로 여신운용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적격대출, 보금자리론)이 대출금리 인하 등도 가계부채 증가에 일조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 적격대출 및 보금자리론 신규취급액의 월평균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4000억원에서 하반기 2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상품별로는 보금자리론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격대출이 6월말 새로 출시된 금리조정형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