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 후 그룹 시너지 위해 수주협의회 가동
[편집자]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그 추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면서 기존 주력산업은 후퇴하고, 이를 받춰줄 신성장산업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뉴스핌 증권부는 한국의 미래를 이끌만한 ′강소기업′을 찾아 그들의 기술력,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 대해 보다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미래 먹거리를 찾아 고군분투하고 있는 강소기업 CEO들의 차별화된 전략, 성공과 실패 경험을 통해 좁게는 증시투자자, 넓게는 한국경제 전반에 투자 및 경영관련 혜안을 전하고자 합니다. 연중 기획으로 주 1~2회로 예정인 [핫CE0] 인터뷰 시리즈에 독자들의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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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한미글로벌 사장은 22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사업다각화와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건설사업관리(CM), 부동산개발사업관리(PM)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밝혔다.<사진=한미글로벌 제공> |
올해 취임 2년차인 이상호 한미글로벌 사장(51, 사진)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너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글로벌은 최근 10여년간 숨가쁘게 달려왔다. 2004년 부터 중국에 진출, CM·PM 뿐 만 아니라 아니라 장식공사업 면허를 취득해 시공사업도 해왔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업체의 건설사업관리도 했지만, 현지 사업도 병행해 온 것.
지난 2009년에는 세계 3위권 원가관리 전문기업인 영국의 터너앤타운젠드(T&T)와 합작으로 T&T Korea를 세웠으며, 지난 2011년 미국의 설계·엔지니어링회사인 오택(OTAK)을 인수했다.
또 2012년 국내 1위 환경컨설팅 업체인 에코시안을 사들인 데 이어 작년에는 고급 건축설계로 유명한 아이아크도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 같은 기반으로 한미글로벌은 중동·북아프리카·동남아에 진출했고 점차 해외 CM 비중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상호 사장의 현재 관심사는 그룹사 내의 시너지다. 특히 올해는 중동을 중심으로 중국 등 해외 시너지를 극대화시킨다는 복안이다.
21일 서울 강남 도심공항타워 본사에서 만난 이 사장은 "올해부터 이들 회사들과 한미글로벌의 시너지를 확대키 위해 수주협의회 등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시장 진출확대나 사업다각화나 둘 다 적절한 M&A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미글로벌의 성공 전략에 대한 질문에 바로 돌아온 답변이었다. 시너지의 핵심에는 오택이 있었다.
그는 "우리가 인수하던 당시만 해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오택의 경영상황은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오택은 과거의 부실을 정리하고 다시 수익을 창출하는 건전한 회사로 탈바꿈됐고 올해가 시너지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오택의 주된 사업 영역은 교통시설·물·도시계획 등과 관련한 설계 및 엔지니어링 사업이다. 한미글로벌은 인수 직후부터 오택의 경영 정상화에 주력했다. 작년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지난 2013년 331억원의 매출액과 9.7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 한데 이어 지난해는 335억원, 14억원으로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 확보를 위해 중동시장에서 오택과 한미글로벌의 조직을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중동시장에서 한미글로벌 단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보다는 오택과의 통합조직을 통해 확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미국의 설계/엔지니어링업체와 통합조직을 만들어 중동시장의 설계, 엔지니어링, CM/PM시장 진출 확대를 도모하는 것도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상 처음있는 시도가 아닐까 합니다."
원래 한미글로벌과 오택은 중동에서 각각의 별도의 조직을 두고 영업을 해왔다. 중동 건설 시장이 유가 급락으로 위축됐지만 양사 시너지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돌파구를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사업도 적극적인 파트너 발굴을 통해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달에는 미국 고급건축분야 실적 1위의 DPR건설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DPR건설은 현재 미국서 애플 본사를 짓고 있다. 포춘지에서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건설사로 유일하게 10위에 선정된 혁신 기업이다. 한미글로벌은 현재 DPR건설과 인천 청라 하나금융타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책임형 CM 사업의 대표적인 예다.
책임형 CM은 미국에서 상당히 활성화된 발주방식이다. 발주자는 설계단계부터 개입해 계약금액의 증액을 억제할 수 있고, 사업비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건설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필요한 발주방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발주자가 원하는 수준의 시공을 하는 만큼 시공사의 투명한 건설이 뒤따르는 구조다.
이상호 사장은 "지난 3월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DPR본사 및 샌프란시스코 지사와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며 "향후에도 공동으로 참여할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DPR이 하고 있는 방식의 책임형 CM도 한국에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고 있다"며 한미글로벌 사업 영역의 강화를 시사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