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국채 수익률 28%까지 치솟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그렉시트 리스크가 재부상했다. 그리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채무 상환 연기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구제금융 지원금의 집행이 단시일 안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문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 옛 통화 드라크마[출처=신화/뉴시스] |
유로존 채권국은 그리스의 경제 개혁안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견을 고집하며 구제금융 잔여 지원금 집행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내린 한편 ‘부정적’ 등급 전망을 제시하는 등 부채위기가 본격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그렉시트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고조된 데 따라 이날 그리스의 국채시장이 폭락했다. 3년물 국채 수익률은 28%까지 가파르게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도 이날 3%포인트 이상 오르며 27%에 근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수익률도 1%포인트 이상 상승해 2년래 최고치인 12.6%까지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타노스 밤바키디스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그리스가 채권국으로부터 구제금융 지원 승인을 조만간 받아내지 않으면 유로존 탈퇴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로존 회원국의 구제금융 지원이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경우 5월 중 그리스의 국가 파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렉시트는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고통스럽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4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의 개혁안 승인과 구제금융 집행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현금 고갈 사태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호제 마누엘 바로소 전 EC 집행위원장은 “24일 열리는 회의에서 채권국이 끝내 그리스의 개혁안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그리스가 디폴트나 그렉시트 등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의 알스테어 뉴튼 애널리스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40%에 달했고, 점차 상승하고 있다”며 “상황이 반전을 이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16일과 17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제이콥 루 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