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회사·페이퍼컴퍼니 설립부터 전문가 고용까지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수퍼리치들의 숨바꼭질 기술이 늘고 있다. 스위스가 오는 2018년부터 은행 비밀계좌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수퍼리치들도 재산을 몰래 숨길 만한 곳을 물색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부자들이 돈을 숨기기 위해 쓰는 4가지 방법으로 ▲해외에 유한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 LLC) 만들기 ▲부동산 등 투자자산을 매수할 페이퍼 컴퍼니 설립 ▲투자자산에서 얻는 이익을 모아둘 신탁 형성 ▲숙련된 회계사 등 전문가 고용하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달러화 <출처=AP/뉴시스> |
군스터로펌 마틴 프레스는 "유한회사를 설립하면 해외 어디에서든 합법적으로 자금을 쌓아둘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부동산 등 투자자산을 매수하는 방법도 종종 사용된다. 이 방법은 공식 서류에 수퍼부자의 이름이 아닌 회사 이름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merit)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부자들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 벤처캐피탈 펀드를 매수할 때 이 방법을 활용하면 금융회사들이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애걸복걸하는 것도 가볍게 물리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방법을 쓸 경우 미 국세청(IRS)의 조사 대상에 걸리는 것은 단점이다.
퍼킨스 코이 로펌의 도밍고 수흐 파트너는 "부자들은 페이퍼컴퍼니의 사업분야를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숨길 수는 있어도 IRS에는 숨길 수 없다"며 "국세청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환급된 세금이 얼마인지 매년 자료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탁(trust)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에 투자한 수익으로 신탁을 만들면 부동산세나 증여세 부과를 면제받을 수 있으며, 자녀에게도 즉시 상속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끝으로 숙련된 회계사를 고용할 수도 있다. 이들은 절세 방법을 찾는 데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부자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상원 보고서에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파생상품이나 금융상품 등이 명시돼 있다.
금융상품으로 벌어들인 투자소득은 근로소득보다 세율이 낮고, 그 중에서도 장기 금융상품은 단기 상품보다 세율이 더 낮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회계법인 오코노 데이비스의 데이비드 가너웨이 회계사는 "수퍼부자들은 IRS가 해외에서 무엇을 조사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다"며 "마치 운전자가 경찰의 단속망을 미리 간파하는 것처럼, 이들은 절세를 하면서도 적절한 선을 지킨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