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 서베이 '주가 정점 찍었다' 이구동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을 지속하고 있지만 실상 버블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고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밸류에이션이 2000년 닷컴버블 당시보다 고평가됐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진단이다. 채권도 마찬가지. 고평가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출처=블룸버그통신] |
총 392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145명의 펀드매니저들 가운데 주가 고평가와 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응답자가 25%에 달했다. 증시 향방을 둘러싼 비관론이 지난 2월 8%에서 3월 23%로 가파르게 늘어난 데 이어 추가 상승한 셈이다.
1999년 닷컴버블이 붕괴되지 직전 비관론을 제시한 응답자 비율이 42%에 달했던 점을 감안할 때 펀드매니저들의 주가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경고의 목소리가 점차 확산되는 움직임은 투자 심리를 압박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는 올들어 최고치를 갈아치웠거나 고점에 바짝 근접한 상황이다. 특히 홍콩 증시의 상승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미국에 이은 유럽의 비전통적 부양책이 주가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BOA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을 벤치마크 대비 높인 펀드매니저들이 비중을 낮춘 이들보다 무려 54%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 비중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리스크-온’ 움직임을 취하기 시작했다. 주가 조정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BOA의 마니시 카브라 주식 전략가는 “자산 가격의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며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을 버블이라고 진단한 응답자가 13%에 달했다”고 전했다.
버블 경고는 지난 2월 2%에서 대폭 높아진 셈이다. 이는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이 가까운 시일 안에 떨어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채권 가격에 대한 고평가 경고는 더욱 강하다. 채권 가격이 고평가됐다고 응답한 펀드매니저들이 저평가로 진단한 의견보다 84% 웃돌았다. 이는 1개월 전 75%에서 가파르게 뛴 것이다.
자산 고평가 경고는 특히 미국 금융시장에 집중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이 글로벌 자산시장 가운데 가장 고평가된 지역으로 미국을 꼽았다.
반면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그 밖의 자산 시장은 추가 상승 여력을 지닌 것으로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