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롱·숏 포지션 같은 비중으로…현금 늘릴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부각되면서 달러 강세가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 <출처=엘-에리언 트위터> |
엘-에리언은 먼저 강달러가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의 경우 해외 기업들에 비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주가 상승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현재 미국 증시는 연준의 초저금리 정책이나 자사주 매입·배당·인수합병(M&A) 등에 의존해 있다"며 "그러나 기업들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에 본사가 있으면서 달러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들도 타격을 받긴 마찬가지다. 강달러 때문에 부채 부담은 높아지는 반면, 보유 자산은 신흥국 통화로 돼 있어 환차손이 이중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중앙은행의 지원을 통해 디폴트는 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 결과 강달러의 위험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대신 소규모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엘-에리언은 달러 급등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거래 단위를 소규모로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자산들 사이의 일시적 가격 불일치(시세 차익)을 노리기 위해 현금 보유를 늘릴 것을 조언했다.
이 밖에도 달러 강세로 이익을 볼 포지션(롱)과 달러 약세로 이익을 볼 포지션(숏)에 같은 비중을 부여할 것을 추천했다. 이 경우 달러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든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통상적으로 유로 약세가 나타나는 점을 이용해 미국 주식과 유럽 주식을 같이 투자하거나,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를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또 신흥국 자산에 투자할 경우 외환보유고가 많으면서도 달러표시 부채 비중이 낮은 국가의 자산을 매입해 환위험을 차단할 것을 권고했다.
엘-에리언은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기 어려운 개미 투자자들은 일단 현금 자산부터 늘려놓아야 한다"며 "시장이 오버슈팅(금융자산 시장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폭락했다가 장기 균형 수준으로 수렴)할 경우 투자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