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만 난무, 공통적 의견은 '불확실성 높아졌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회복이 지난달 크게 꺾인 데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와 정책자들이 긴축 시기와 속도에 대해 제각각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비판만 난무할 뿐 건설적인 공감대 형성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단 한 가지 연준 안팎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것은 3월 고용 지표로 인해 금리인상 시기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 연준, 엄청나게 인내해야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총재는 7일(현지시각) 연준이 금리인상에 ‘극심하게 인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 현장[출처=신화/뉴시스] |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코처라코타 총재는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대단한 실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을 포함한 경제 펀더멘털과 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연준이 2016년 하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긴축을 단행한 뒤에는 2017년 말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2.0%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처라코타 총재는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까지 오르는 데 3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 ECB, 강달러에 발목 잡혀
연준이 연내 긴축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과 강달러로 인해 계획만큼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ECB가 월 600억유로 규모의 자산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상황에 연준이 ‘마이웨이’를 강행할 경우 달러화를 큰 폭으로 띄울 수 있고 이는 미국 실물 경기를 강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RBC 캐피탈 마켓의 조나단 콜럽 전략가는 연준이 2017년 말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1.5% 이상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는 ECB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데 암묵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유럽에 값싼 자금이 홍수를 이루기 시작한 상황에 연준이 원하는 만큼 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연준 2007~2008년 데자뷰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연준의 행보와 금융시장의 대응이 지난 2007~2008년 당시의 상황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중앙은행과 싸우지 말라’는 증시 격언을 따르고 있지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급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엘-에리언은 “연준이 지나치게 소심하다”며 “3월 고용 지표 발표 이후 금리인상이 6월보다 9월에 단행될 여지가 높아졌지만 정책자들은 이 같은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금융시스템의 극심한 불균형이며, 이는 경제 전반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책자들은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3월 고용 지표 부진과 ECB의 부양책을 감안해 긴축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과 크게 상반되는 것이다.
엘-에리언은 연준 정책자들이 소극적이고 소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연준이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