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기고…중앙은행 통화정책 반전시 자산 가격 영향
[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상품시장과 채권시장은 서서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핌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 에리언(사진) 알리안츠그룹 자문은 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이 상품시장이나 채권시장의 부진에도 차별화돼 잘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시장 차별화가 연말연시 장세에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일한 경제 지표를 공유하는 서로 다른 투자 자산별로 이처럼 현격한 차별화가 나타나는 것은 역사적으로 볼 때도 특이한 상황이라며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 S&P 500 지수는 연초 이후 지난 주말까지 12% 상승했다. 반면 상품시장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9% 가량 손실을 냈으며 미국의 국채 장기물인 30년물 수익률은 연초 대비 100bp 하락한 2.89%를 기록하고 있다.
또 연초 이후 지난 10월 중순 조정장이 오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11% 상승한 반면, 상품 시장은 7% 떨어졌고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금보다 약간 낮았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의 랠리는 수년 동안의 최고치를 경신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3.9%에 이르고 실업률도 5.8%로 낮아지는 등 탄탄한 경제 성장이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 신흥국 경제권에선 저성장 역풍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 미국 기업들의 판매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스럽다.
또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자사주 매수와 배당금 증액에 쏟아붓는 과정에서 주가는 상승했다. 그럼에도 채권시장에는 더많은 수익을 챙기기 위해 자금이 몰린다.
미국 달러화 강세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최근 주요 상품 가격을 결정하는 모양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결정이 나오지 못하면서 상품가격도 압박받고 있다.
내년 어느 시점에는 경제 지표 및 정책적 방향의 변화에 따라 현재와 같은 투자자산별 차별화 흐름이 결국 방향성을 변화시킬 것이다.
즉 내년까지 의미있는 글로벌 성장세와 정책적 성과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채권과 상품시장의 메시지에 귀기울이지 않은 주식 투자자들은 후회할 수도 있다.
또 미국 경제의 개선 성과로 인해 그동안 주가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돼 왔다. 하지만 이 같은 주식시장의 강세는 상품시장이나 채권시장의 불안정한 메시지와 비교해 볼 때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주식시장은 중앙은행들의 비전형적 통화정책들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비전형적 통화정책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대부분의 자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엘 에리언은 "향후 각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모두 동일한 정책 방향으로 움직일 수 없다면 자산 가격에도 정책 변동의 영향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