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철광석, 니켈, 알루미늄, 구리 등 일제 낮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애널리스트가 '철의 시대의 종료'를 선언했다.
씨티그룹을 포함한 월가 투자은행(IB)이 철광석을 포함한 주요 금속 상품의 가격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한 것. 이와 함께 주요 금속 상품의 가격 탈동조화가 갈수록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에 수입된 철광석[출처=신화/뉴시스] |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2015년과 2016년 철광석 가격 전망치를 각각 23%와 36.6% 하향 조정한 셈이다.
씨티그룹의 헤스 얀센 상품 애널리스트는 “금속 상품의 가격 상승이 막힌 것으로 보이는 반면 광산 섹터가 앞으로 1~2년에 걸쳐 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관련 업계의 배당 지급에 따라 낙폭이 일정 부분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또 올해 니켈 가격 전망치를 21% 떨어뜨렸고, 내년 전망치 역시 15% 낮춰 잡았다. 뿐만 아니라 구리와 알루미늄, 아연, 납, 티타늄 등 주요 금속 상품이 올해와 내년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애널리스트가 연이어 금속 상품의 가격 전망치를 낮춰 잡는 것은 공급이 과잉 상태인 데 반해 수요 증가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애널리스트는 철광석 가격이 과거 고점을 다시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맥쿼리의 콜린 해밀턴 글로벌 상품 애널리스트 역시 철광석 가격이 당분간 내림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철광석이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데다 앞으로도 물량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상품 이코노미스트 역시 투자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철광석 생산이 9% 급증한 데 따라 가격 하락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호주와 브라질의 저가 철광석 업체들이 가격 하락에도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고, 이 때문에 올해도 공급 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금속 상품 수요가 후퇴하고 있고, 이는 호주를 필두로 상품 수출국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호주의 조 호키 재무장관은 철광석 가격이 t당 35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재정적자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씨티그룹은 대표적인 광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카와 BHP 빌리튼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떨어뜨렸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