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3.7% 올라, 주식보다 크게 웃돌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연초 이후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정크본드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달러화 표시 정크본드는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의 투기등급 채권까지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지극히 제한적인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사자’에 힘이 실리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특히 월가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에너지 섹터다. 국제 유가 폭락으로 중소형 업체를 중심으로 석유 업계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지만 연초 이후 관련 정크본드는 4.2% 급등, 전반적인 투기등급 회사채보다 높은 상승 기록을 세웠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는 “하이일드 본드로 뭉칫돈이 밀려들고 있다”며 “에너지 섹터 역시 투자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뚜렷하게 살아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고수익률 창출에 혈안이 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라이더의 설명이다. 유럽 주요국의 국채 가운데 5년물과 10년물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을 위험자산으로 내몰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건들라흐 최고투자책임자는 하이일드 본드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정크본드가 적정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투자자들의 ‘사자’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 기염을 토하고 있다. 아이셰어 아이박스 하이일드 본드 ETF는 이달 들어서만 4%에 이르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연초 이후 2.9% 올랐다.
상황은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JP모간이 집계하는 아시아 정크본드 지수는 이달 첫 주 1.24% 상승했다. 또 1월 말 이후 상승률은 3%를 넘어섰다.
중국 건설업체들이 회사채 및 주식 발행에 성공을 거두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데다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는 등 폭락에 제동이 걸리면서 아시아 정크본드의 매수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밸류 파트너스 그룹의 고든 아이프 펀드매니저는 “사모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이 아시아 정크본드 매입에 활발하게 나섰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하이일드 본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