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자금유출로 미국채 보유량 감소…위안화 약세 가속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계속해서 내리막을 걷고 있는 가운데 경기 둔화로 중국식 양적완화(QE)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어 미국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3일 6.2730위안까지 오르며 달러대비 위안화 가치가 2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현재 6.2627위안 부근을 기록 중이다.
현재 중국 곳곳에서는 경기 둔화의 그림자가 감지되고 있는데 미국채 매도 움직임과 외환보유고 축소도 그 중 하나다.
세계 최대 미국채 보유국인 중국은 지난해 미국채 보유 규모를 대폭 줄였으며 지난달까지도 4개월째 미국채 매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총 3조8400억달러로 그보다 6개월 전 기록했던 사상 최대 규모인 3조9900억달러에서 무려 1500억달러가 줄었다.
닛케이는 중국이 미국채 매도를 서두르고 외환보유고를 줄이는 것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을 넘어서는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으로 향하던 투기자금이 다시 밖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데다 당국의 반부패 전쟁으로 중국 부자들이 현금을 해외로 빼내고 있어 자금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유럽이나 일본과 마찬가지의 양적완화(QE)를 실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경우 위안화 약세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유명 미국 금융전략가 로버트 더거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민은행이 지방정부의 부실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조만간 QE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리막을 걷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가격도 걱정이다. 중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로 타격을 입게 되면 금리 인하는 물론이고 QE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민생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웬 빈은 올해 위안화 가치가 3% 떨어질 것이라며 연말에는 위안화 환율이 6.4위안까지 갈 것으로 점쳤다.
그간 위안화 절상을 꾸준히 요구해 온 미국은 지금과 같은 위안화 약세 분위기가 탐탁지 않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의 상당 부분이 값싼 중국산 제품 수입에 기인해 위안화 절상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다만 HSBC를 비롯한 전문 기관들은 위안화가 약세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급락세가 연출될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 환율 1년 추이(위안화 가치와 반대)[출처:xe.com]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