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BOJ 양적완화로 풀린 돈 한국·인도·인니로 몰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이머징마켓에서 자금이 유출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채시장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유럽과 일본의 대대적인 양적완화 진행으로 역대 최대 금액인 144억달러(약 15조8083억원)가 올 들어 한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국채 시장으로 유입됐다고 전했다.
이 덕분에 아시아 이머징마켓 국채수익률은 평균 4.19%로 21bp가 내려(국채가격 상승) 전 세계 개발도상국 국채수익률 평균인 4.72%와 격차를 벌렸다.
나라별로 보면 인도 국채가 높은 인기를 보였다. 해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금까지 인도 국채에 53억5000만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규모로는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국채에는 37억달러가 유입돼 2002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였으며, 한국 국채로도 53억4000만달러가 들어와 지난해 같은 기간 유입액인 20억달러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유입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연준 통화정책 여파를 가장 잘 견뎌낼 만한 곳으로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가 하락으로 인도와 터키 등이 대외수지 개선 효과를 보고 있는 데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정치 스캔들 등으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남미나 우크라이나 위기로 현금 엑소더스가 진행 중인 동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아시아의 여건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어니어 투자운용 대표 옐란 시즈디코프는 "이머징 유럽이나 아프리카, 남미와는 달리 아시아는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시 이머징 마켓 전반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겠지만 아시아 채권은 그나마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PFR에 따르면 아시아 채권 관련 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긴 마찬가지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관련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1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억5400만달러가 빠져나갔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JP모건 아시아 채권대표 벤 시는 "아시아가 이머징 마켓 내에서는 안전 투자처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HSBC는 개도국 중에서 아시아 통화가 변동성이 가장 낮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