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준 IBK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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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금융기관이 합병되거나 갑자기 퇴직연금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 해당 기관 가입자들은 불편함이나 금전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퇴직연금을 고를 때 무엇보다 사업자(금융기관)의 '안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신우준(사진) IBK기업은행(이하 기은) 퇴직설계연구소장은 퇴직연금 사업자 및 상품 선정시 가장 중요한 점을 사업자의 안정성으로 제시했다.
신우준 IBK 기업은행 퇴직연금부 부장 <사진=이형석 기자> |
7만여개의 회사들이 기은을 선택한 이유도 국책은행으로서의 이러한 안정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안정성과 더불어 수익성도 반드시 고려돼야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신 소장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의 포트폴리오 전략도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DC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정기예금, 펀드 등의 비중을 정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는 "시장에 전반적인 기대 수익률이 낮을 때는 원금보장형(정기예금, 채권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고, 수익률이 높게 기대될때는 펀드 편입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3분기까지는 펀드편입 비중 확대를 추천했으나, 최근은 주식시장도 불황이고 원금보장형 상품 비중을 늘리는 고객들이 많다"며 "다만 현재 주식시장이 저평가 되어있어 앞으로의 상황 변화를 주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은은 상품선정 위원회를 두고 펀드의 안정성과 수익률을 평가한 강등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때 주로 고려되는 사항은 펀드의 수익률과 설정 규모다.
그는 "수익률은 좋더라도 펀드 규모 자체가 적으면 변동성이 크다고 보고 점수를 다소 낮게 주고 있다"며 "수익률과 펀드 규모 모두 고려해 점수를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영세 중소기업 근로자, 회사 적립금 납부 여력 살펴야
영세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퇴직연금을 가입했다해도 항상 불안하다. 언제 회사가 도산할지, 퇴직금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신 소장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퇴직연금 가입을 고려할 때, 사업주(회사)의 적립 부담금 납입 여력을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가 제때에 퇴직연금 부담금을 적립하지 못하면 개인들은 그만큼 자금을 굴릴 수 있는 기회비용을 잃게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 사업장은 주로 운용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 지는 DC형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부담금 적립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못하면 개인이 손해를 보게 되어있다.
그는 "퇴직연금 규약에 따라 정기적인 부담금 납입과 적정 수준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유지돼야하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관련법에 따라 패널티(범칙금 부과)를 받게된다"며 "따라서 영세 중소기업 가입자의 경우 사업주의 부담금 납입 여력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우준 IBK 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 소장 <사진=이형석 기자> |
기은은 중소기업인을 위한 국책 특수은행이라는 특색을 살려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이들을 대상으로 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기은에 가입한 7만여명의 가입대상자 중 96%가 30인 미만의 중소형 사업장이다.
그는 "당행 퇴직연금 사업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영업비중이 8:2일 정도로 중소형 사업장 퇴직연금 가입 유치에 역점을 두고 대부분의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순차적으로 2022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되며 2018년말까지 10인 이상 30인 미만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을 설정해야한다.
신 소장은 "중소기업은 사업장 규모가 영세하고 근로자 및 사업주의 관심도가 낮아 퇴직연금 제도 확산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점 지역별로 퇴직연금 전문 상담인력을 통해 성희롱예방교육, 퇴직연금 가입자교육, 퇴직연금 자산관리 교육 등을 제공하면서 퇴직연금 사각지대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퇴직연금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사업자(금융기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누리고 싶은 생활을 위해 퇴직금을 일시 수령해 생활비로 모두 소진하기보다는, 퇴직금을 은퇴 후 생활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은 장기투자라는 의식을 가지고 변동성을 최소화한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