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채무 조정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압박한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9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16.29포인트(0.24%) 하락한 6837.15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182.88포인트(1.69%) 급락한 1만663.51에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39.95포인트(0.85%) 하락한 4651.08을 나타냈고, 스톡스600 지수는 2.76포인트(0.74%) 내린 370.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독일 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JP모간이 투자 비중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증시가 상대적인 강세 흐름을 지속했고,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승한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설 때라는 것이 JP모간의 판단이다.
그리스의 채무 협상 불발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된 데다 중국의 무역 지표 둔화도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11일로 예정된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국채 발행을 80억유로 확대하는 한편 유로존 회원국 중앙은행이 보유중인 그리스 국채에서 발생한 수익금 19억유로를 지급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약 100억유로의 단기 자금줄을 확보해 이달 말로 예정된 구제금융 만료 이후 디폴트 리스크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JP모간의 발레리언 브란코 전략가는 “궁극적으로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 협상이 타결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협상 과정이 결코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일란 솔로트 전략가는 “그리스 채무 협상과 관련해 정책적인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1월 수출 및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
종목별로는 광산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랜드골드 리소시스와 글렌코어, 리오 틴토 등이 배당 인상 계획을 발표한 데 따라 일제히 2% 내외로 상승 흐름을 탔다.
페레그린 앤 블랙의 마르커스 허버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에 기댄 상승 탄력이 힘을 다했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