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사상최저 1%대로...가계부채 사상 최대
[뉴스핌=이승환 기자] 2%대 주택담보대출 시대가 열렸다. 보다 싼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6개월 신규 기준 COFIX 연동형 상품) 최저금리가 2.96%로 떨어졌다.
5년간 금리가 고정되고 이후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혼합형 대출상품도 우대금리 1.30%p를 적용받을 경우 최저 2.91%의 금리가 적용된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도 최저금리 2%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외환은행은 고정금리에서 3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대출 최저금리를 2.85%까지 내렸다. 5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대출의 최저금리 또한 2.98%까지 떨어뜨렸다. 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형 대출금리도 최저 2.92%까지 내려갔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변동금리대출 금리는 아직 최저 수준이 3.0%대이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들 은행도 곧 2.0%대로 대출금리를 낮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0%대마저 붕괴된 것은 최근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고정금리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지난 14일 기준 3년만기 국고채 1.974%, 10년만기 국고채 2.369%)까지 내려 앉았다. 상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이다.
이에 연동해 변동형 가계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15일 전국은행연합회는 작년 12월 잔액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달(연 2.58%)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연 2.5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과다한 가계부채가 내수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조2000억원 증가한 40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월과 11월 각각 사상 최대인 6조9000억원의 증가를 기록했으며 작년 4분기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20조원을 넘어섰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금융부채 비중과 가계부문의 원리금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가계부채는 이미 임계수준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과다한 가계부채는 원리금상환부담 증대로 소비 위축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편중된 가계 자산의 취약성으로 인해 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채무부담 증가→내수위축→소득축소→채무부담 증가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