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유로존 '쥐락펴락'…'D의 공포' 이겨낼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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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경제권을 이루는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하는 경제 대통령이다.
이탈리아 재무장관 시절 만성 재정적자에 허덕이던 이탈리아를 과감한 구조정책으로 위기에서 구해내며 '슈퍼마리오'라는 별명을 얻게 된 드라기 총재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비난을 뒤로 하고 비전통적 통화정책들을 쏟아내며 유로존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또다시 유로존 디플레이션 해결이라는 높은 산을 넘어야 한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정점에 달하던 2012년 "필요한 어떤 조치라도 취하겠다"는 말 한마디로 시장을 제압한 드라기 총재가 이번에는 어떤 카드로 시장에 훈풍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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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기는 누구?
ECB 제3대 총재인 드라기는 로마 라 사피엔차 대학을 마친 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1990년까지 세계은행에서 이탈리아를 대표해 이사직을 지낸 그는 1991년부터 10년간 이탈리아 재무장관직을 맡았다.
당시 이탈리아는 총리가 교체되는 등 정치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정적자로 국가부도 직전까지 내몰리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드라기는 공공지출 삭감과 민영화 등 과감한 개혁 조치들을 통해 재정을 정상수준으로 돌려놓았다. '슈퍼마리오'라는 별명도 이때 생겼다.
2002년부터 3년간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에서 부회장과 운영위원 자리를 지낸 그는 2006년 1월부터 2011년까지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 총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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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뉴시스) |
실용주의자로 대중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으며, 냉정하고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지만 취임 이틀 만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고 이례적 통화정책에 나서는 등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드라기 총재는 침체에 빠진 유럽 경제를 살려내기 위해 초대형 경기 부양책을 추진 중이다.
ECB는 지난해 9월 유동성 공급을 목적으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장기저리대출인 '목표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실시한 데 이어 10월에는 기준금리를 0.05%로 내리고 하루짜리 예금에 적용되는 금리를 마이너스 0.20%까지 낮추기도 했다.
같은 달 커버드본드를 매입한 데 이어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계획까지 내놓았다.
이 같은 비전통적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0.2%를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이 본격화하자 시장은 드라기 총재가 이번에는 과연 어떤 해결방안을 내놓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ECB의 임무인 물가안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위험성이 6개월 전보다 높아졌다고 언급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같은 전면적인 양적완화(QE) 정책 실시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시장은 ECB가 회원국의 납입 자본 비율에 근거해 국채를 매입하는 형태로 이미 구체안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오는 22일로 예정된 ECB의 정례통화정책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어떤 발표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ECB는 어떤 기관
ECB는 유로존의 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기구로, 22개 EU 회원국 전체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회원국 중에는 유로화를 쓰지 않는 비유로존 국가도 포함돼 있어 유로존의 중앙은행이라는 표현보다 유럽중앙은행으로 불린다.
물가안정을 최고의 목표로 설정한 마스트리히트 조약 규정에 따라 ECB는 물가안정 유지를 통화정책의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정책위원회(Governing council), 집행이사회(Executive Board)와 일반위원회(General council) 3개의 의사결정기구로 구성돼 있다. 최고 의결기구인 정책위원회는 단일통화정책 결정을 담당하며 ECB 총재와 부총재, 4명의 위원, 12개 유로 참가국 중앙은행 총재들로 구성된다.
ECB는 올 1월부터 6주에 한번씩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미국 연준 등 주요 중앙은행들과 같이 회의 의사록도 정기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