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동차 캐파 확대 한계…품질향상으로 승부
[뉴스핌=김연순 기자] 2015년 자동차 820만대 판매 목표를 제시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일 자동차 무(無)고장률에 대한 강력 의지를 피력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리콜이 급증하고 연비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품질경영, 소비자 보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올해도 800만대 수준의 판매 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품질·연비 향상 등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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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일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
▲ 정몽구 회장, 車 품질향상·소비자보호 거듭 강조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5년 시무식을 갖고 임원들에 대한 당부말을 통해 "자동차는 무엇보다 고장률이 낮은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회장은 당부말을 하는 동안 '고장률, 고장'이란 표현을 네번이나 사용했다. 그만큼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품질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계열사와 협력업체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 회장은 "연구소나 본사, 협력업체에서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자동차의 고장률이 상당히 감소했고 성능도 좋아졌다"면서도 "자동차는 품질에서 고장이 없어야 되고 일반 고객들의 불편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 자체 연비도 향상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LF쏘나타 차체 결함을 또 다시 발견, 선제적인 리콜 조치에 나선 바 있다. 전기배선 장치 조립 불량, 브레이크 캘리퍼 문제에 이어 세 번째다.
당분간 현대자동차의 캐파(생산능력)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제품경쟁력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서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그룹 임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820만대로 책정한 것은 공장 설립 기간이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라며 "올해 타격이 있겠지만 820만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허베이성과 충칭시에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4, 5공장 착공에 들어가고 기아차도 기존 3공장을 증설해 오는 2016년까지 45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정 회장은 국내 협력업체들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자동차를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도전하는 인재의 채용과 협력업체와의 협조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국내 협력업체도 외국 협력업체에 못지 않게 숙련이 됐기 때문에 앞으로 900만대 판매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대차 900만대 판매 체제는 대형차가 이끌어야 한단는 점도 분명히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는 소용차가 800만대 판매를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 900만대 판매 체제가 되면 대형차도 해외 유수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생산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정몽구 회장 "한전부지에 100층 이상 건물 짓겠다"
아울러 정 회장은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에 100층 이상의 건물을 건립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정 회장이 한전 부지에 세울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립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한전부지에 신건물을 짓고자 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며 "100층 이상으로 지음으로써 회사 이미지 제고와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룹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통합 신사옥은 대한민국의 경제와 문화를 대표하는 복합 비즈니스 센터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 회장은 2015년 경영방침을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 제고'로 제시하고,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주요 추진 과제로 ▲브랜드 가치 제고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위한 R&D 역량 강화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 효율화 ▲그룹 통합 신사옥 건립 ▲동반성장/사회공헌 및 안전관리 강화 등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정 회장은 "올해는 글로벌 선도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며 "R&D 분야의 투자를 크게 확대해 첨단 연구시설을 늘리고, 우수한 연구인력 채용과 산학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글로벌 생산·판매 체계의 효율성도 대폭 향상시킬 방침이다. 정 회장은 "전 세계 9개국 32개 공장과 6개의 R&D 연구소, 그리고 딜러를 포함 모든 판매 네트워크 간의 유기적 협조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엔저를 기반으로 한 경쟁사의 도전에는 생산성 향상과 플랫폼 및 부품 공용화, 소재 혁신 등 끊임없는 원가 경쟁력 확보 및 절감 노력 등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