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익 극대화 추구하다보니 감산 선택 못해"
[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원유가격 급락으로 수익성 악화 위기에 처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여전히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각)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손해를 무릅쓰고 생산량을 유지하는 이유는 원유 생산업체들이 서로 누군가가 생산량을 먼저 줄이거나 경쟁력 약화로 인해 시장에서 도태되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게임이론 가운데 '수인의 딜레마'와 가까운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협상이 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에서 각각의 기업들이 스스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추구하다 보니 결국 누구도 감산을 선택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12개월 전에 비해 하루 110만배럴 늘어난 910만배럴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생산량이 줄어드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업들은 지난 6월 원유가의 연중 최고치 기록 당시 대비 하루 64만1000배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 생산 잉여량은 하루 140만배럴로 추정된다.
크리스 라파키스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생산 잉여는 이보다 낮은 하루 60만배럴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 생산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면서 점차 가격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기업들에게는 시장점유율을 줄이는 동시에 당장 대출 이자를 내기 위한 현금도 손에 쥘 수 없게 돼 위험 부담이 커진다.
최근 일부 북미 에너지 기업들은 내년 자본투자와 신규 유전탐사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생산량은 추가로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중북부인 노스다코타주와 오클라오마주 등지에 유전을 보유한 컨티넨털리소시스의 경우 내년 자본투자는 41% 줄이겠지만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은 16~20% 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균형을 위해서는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이 생산량을 11% 줄여야 한다. 이는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대형사들의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다.
짐 버커드 IHS글로벌 리서치 부문 부사장은 "수십개의 소규모 기업들이 생산을 멈춘다면 시장 타격은 최소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은 자금이 바닥날 때까지 생산을 계속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