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간담회..."2018년까지 자체 기술평가모형 개발"
[뉴스핌=노희준 기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사진)이 23일 인터넷 은행을 두고서 "당분간은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출발할 것 같다"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규제 문제 등이 해결되면 적극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인터넷 은행은 점포 없이 인터넷을 핵심 영업망으로 활용하는 은행으로 정부가 핀테크 산업 육성 차원에서 적극 설립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다.
권 행장이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은행권 화두로 핀테크를 꼽으면서 "금산분리, 금융실명제법 등이 개정돼야 외국과 똑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이나 규제가 정비되면 인터넷 은행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행장은 인터넷 은행에 참여할 것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는 "자본 자체는 문제가 안 되지만 법적인 문제가 맞물려 있어 규제가 더 중요하다"며 "당장은 안 되지만 그쪽으로 급격하게 갈 수 있다. 준비는 해야 한다. 아마 당분간은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출발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비슷한 맥락에서 내년 경영전략도 한 마디로 "채널전략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트랜잭션 뱅킹(통합 기업자금관리 서비스 대행)은 리스크는 적고 수익은 많아 이를 포함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 전략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며 "스마트 금융 통합 플랫폼도 거의 옴니채널 수준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행장은 이날 해외 진출 전략으로 중국 이외의 지역에 대한 진출을 더욱 확대하겠다며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트랜잭션 뱅킹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기업은행은 채널전략 재구축의 하나로 스마트 금융 통합 플랫폼 'IBK ONE뱅크'를 내년에 출범시킨다. 자금이체부터 상담과 상품가입까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면, 비대면 통합 옴니채널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현재 비대면 채널 전략뿐만 아니라 점포 통폐합, 조직개편 등을 포함한 채널전략 재구축을 위한 신채널 전략 TF를 가동하고 있다.
권 행장은 이날 "2018년까지 중장기 계획을 세워 기술정보 통합 DB를 구축하고 자체 기술평가 모형을 개발할 것"이라며 기술금융을 제대로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현재 은행들은 기술금융을 하면서 TCB에 건당 50만~150만원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부담인 게 사실이다. 자체기술평가 모형을 갖추면 더 적극적으로 기술금융 추구가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 은행 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권 행장은 또, "내년에는 현재 11명으로 운용 중인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더 확대하고 기술보증기금과의 협약을 통해 기술가치 금액 대비 대출액을 현재 60% 수준에서 100%까지 지원하는 '1+1 IP협약보증대출'을 개발해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내년에는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지원할 수 있는 연구개발자금 상품을 출시하고 벤처투자팀을 신설해 초기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나선다. 총 1000억원 규모의 기술금융지원 PEF 펀드에 기업은행이 300억원 출자에 나서는 등 투자방식 기술금융 활성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모뉴엘 사태 등으로 제기된 내부통제 부실 및 리스크 관리 허점 문제에 대해서는 "모뉴엘은 다 겪고 나서 리뷰를 했지만, 큰 문제는 없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며 "무역보험공사에서 대위변제가 순조롭게 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분식 회계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내년에 개발한다"며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중소기업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