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중형 모델 SM5, 지난해 대비 13.2% 역성장..QM3 판매법인 전락 우려도
[뉴스핌=송주오 기자] 르노삼성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QM3'의 판매 호조로 모처럼만에 따뜻한 연말을 맞고 있다. QM3는 올해 누적 판매량이 1만4000대를 돌파하며 수입 모델 중 최초로 1만대 벽을 넘어섰다.
반면 SM3나 SM5, SM7 등 르노삼성을 대표하던 기존 모델의 실적은 정체됐거나 감소해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르노삼성이 QM3 판매법인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올해 누적(1월~11월) 판매량은 14만621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7604대와 2013년 연간 판매량 13만1010대를 제친 수치다. 내수 판매량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8568대로 지난 2011년 12월(8826대) 이후 약 3년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르노삼성 측은 실적 개선의 일등 공신으로 신형 SM7 노바, SM5 디젤과 함께 QM3를 꼽고 있다. QM3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사전예약 판매에서 7분만에 준비한 1000대분이 모두 팔려나가는 등 흥행 조짐을 보였다. 올해 3월 공식 출시된 이후에도 인기는 꾸준했다.
더욱이 지난달 부터는 문제로 지적됐던 물량부족도 해결돼 3430대가 공급됐다. 이달에도 4000대 가까이 공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초 판매 목표였던 8000대를 훌쩍 뛰어넘으며 1만8000대 가량 팔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에는 2015년형 QM3를 출시해 내년에도 인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QM3의 선전에 불편한 시각을 보내고 있다. QM3가 국내 생산 제품이 아닌 100% 수입 제품이기 때문이다. QM3는 르노그룹의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올 때 엠블러만 바꿔 붙여 판매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국산차냐 수입차냐'라는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르노삼성=QM3'라는 인식이 차츰 굳어지면서 기존 다른 모델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르노삼성을 대표하던 SM3, SM5, SM7 등 SM 시리즈는 실적 정체에 빠졌다.
대표 중형 모델인 SM5는 지난 11월 2609대를 팔아 전달인 10월(2939대) 보다 11.2%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2482대)에 비해선 5.1% 성장에 그쳤다.
올 7월 SM5 디젤 모델이 출시된 점을 고려하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몇년간 풀체인지업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외국계 국내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한국지엠은 내년에 풀체인지 모델 2종을 포함해 신차 10종을 출시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내년 초 스파크 풀체인지업 모델 출시를 포함해 총 10종의 신차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한 달에 1대꼴로 신차가 나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도 자동차 업체 마힌드라에 넘어간 쌍용자동차도 내년 1월 소형 SUV '티볼리'를 새롭게 선보인다. 티볼리는 쌍용차에서 처음 선보인 소형 SUV이기도 하지만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4년만에 내놓는 신모델이기도 하다. 쌍용차 관계자는 "4년만에 내놓은 신모델로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내년 상반기 SM5의 디자인 변경 모델 출시 계획이 전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SM5 디자인 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라며 "현재로선 풀체인지 모델 출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QM3 판매량이 늘어나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약속도 오리무중이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은 "(QM3 국내생산에 대해)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다"면서 "QM3 현지화에 대해서 고려는 하지만 실질적인 액션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4월 방한한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지금처럼 소량일 때는 수입해서 파는 게 나을 수 있지만 대대적인 수요가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현지화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면서 "현지 팀들이 QM3 생산을 한국에서 하는 문제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