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자체 기술력 적은 中 기업, 해외진출 쉽지 않을 것"
[뉴스핌=김성수 기자] 삼성전자를 위협하며 급성장하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최근 인도에서 판매 중단 위기에 처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급제동이 걸렸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델리 고등법원은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이 샤오미를 상대로 낸 특허 침해 소송 심리가 열릴 때까지 인도에서 샤오미 휴대폰의 판매 및 수입을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현재 에릭슨은 샤오미가 자사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로열티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써 샤오미의 인도 시장 사업 진행에도 차질이 생겼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샤오미가 지난 7월 인도 시장에 진출한 후 3분기 시장점유율이 1.5%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날 마누 자인 샤오미 인도사업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인도는 샤오미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우리는 필요에 따라 즉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아직 법원 명령을 받지 못했다며, 에릭슨의 주장과 인도 법원의 판매 금지 명령이 향후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WSJ는 "이번 사건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간 샤오미·레노보·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탄탄한 자국시장 매출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삼성·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만큼 성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특허 비용과 사이버 스파이에 대한 사용자들 우려, 낮은 인지도 등 중국 시장에서 겪지 못한 수많은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미국·영국·독일 등 지적재산권(IP) 보호 개념이 철저한 시장은 그렇지 않은 신흥시장에 비해 샤오미 등 신규 회사들이 진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샤오미가 실제 보유한 자체 기술력이나 특허가 많지 않아 중국 안팎으로 특허 시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릭신 청 ZTE 미국지사 대표는 "혁신성이 부족한 중국 기업은 다른 회사의 지적재산권(IP)을 침해할 위험이 높다"며 "이들은 세계시장 확대에 나서기 전에 이런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특허소송 관련 업무를 맡았던 김광준 삼성디스플레이 IP총괄 전무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은 해외로 시장 확대에 나설 경우 법적 장애물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 IT 업체들이 가장 치열하게 법정 싸움을 벌이는 곳"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