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론자 "통화정책 유가에만 맞추면 위험해"
[뉴스핌=권지언 기자] 국제유가 배럴당 50달러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일본은행(BOJ)의 추가완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유가 하락이 장기화 국면을 보이면서 BOJ 내부에서는 성급한 완화 결정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고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내년 BOJ 추가완화 여부를 두고 정책위원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유가 바닥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화 정책 포커스를 유가에만 맞추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추가완화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OJ는 유가 하락과 인플레 전망치 약화를 이유로 지난 10월31일 깜짝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했는데, 당시 자산매입 규모를 연간 60~70조엔 수준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한다는 결정에 현직 위원 9명 중 4명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유가가 내리면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낮아지니 물가 목표 2%를 달성해야 하는 BOJ가 당연히 추가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가에 맞춰 매번 통화완화에 나설 수만은 없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물가 수준이 낮게 유지되더라도 기계적인 완화 결정을 내리는 것에는 끝까지 반대할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10월 회의에서 완화에 찬성표를 던졌던 위원 한 명마저도 유가에 초점을 맞춘 통화정책은 위험하다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WSJ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를 비롯한 통화완화 찬성론자들보다 반대 세력이 더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음주로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유가 급락이 핵심 안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관측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정책 변경 소식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내년 1월에는 BOJ의 결정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로 유가 하락세가 가팔라진 상황에서 BOJ는 물가 전망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WSJ는 전망 하향이 추가 완화로 이어질 수도 있고 구로다 총재가 BOJ의 물가목표 달성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