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국 6400여개 쪽방 방문
[뉴스핌=이수호 기자] "저 기억하시겠어요? 어르신 저 올해도 왔습니다. 이제는 담배값도 오르고 건강 생각해서 끊으셔야죠, 어르신"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삼성사장단의 쪽방 봉사활동이 10일 오전 진행됐다. 박근회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과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등 5명의 삼성 계열사 사장단들은 서울시내 대표 쪽방촌으로 알려진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일대를 방문해 직접 두툼한 선물보따리를 안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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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호 기자> |
높은 계단을 넘고 좁은 복도를 지나 박 사장이 도착한 곳에는 두 명의 노인이 비좁은 공간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문에 방에 머물던 주민들도 놀란 기색이었다.
1~2평의 비좁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오래된 쪽방에는 한 명이 겨우 몸을 뉘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 곳에 자리를 잡은 박 사장은 "저를 기억하지 못하시겠어요? 작년에도 제가 왔었잖아요. 미리 말씀을 안 드리고 와서 친구분이랑 술을 드시고 계셨군요"라며 방 주인의 손을 반갑게 맞잡았다. 이에 이곳에 거주하는 쪽방촌 주인 박씨(70)는 박 사장과의 인연을 기억해내며 반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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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왼쪽)을 비롯한 삼성 사장단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주민들에게 전달할 생필품 세트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 사장은 "술을 드셨구나. 그래도 이렇게 친구분이랑 함께 있으시니 작년보다는 더 난 것 같습니다"고 말하자 방 주인은 "친구 중에 한 명이 최근 세상을 떠났다"며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사연을 전했다.
10여분 간 대화를 나눈 박 사장은 "너무 방에만 계시지 말고 저희가 사무소에 필요하신 물품을 가지고 왔습니다 꼭 받아 가셔야 합니다"며 아쉬운 마음을 안고 내년의 만남을 기약했다.
박 사장은 자리를 일어나서도 복도에 서서 쪽방촌을 바라봤다. 내심 아쉬운 듯 방문을 잡고 한참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또 하나의 가족'을 지향하는 삼성의 진심이 쪽방촌 구석구석에 전달되기를 기원하는 모습이었다.
삼성 사장단의 쪽방 봉사활동을 함께 진행한 박종성 남대문쪽방상담소 소장은 "삼성이 11년 동안 쪽방 봉사활동을 해오다 보니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쪽방 주민들이 삼성 사장들을 기다린다"며 "이런 활동들을 수 년간 지켜보면서 삼성의 진정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 사장단의 쪽방 봉사활동과 더불어 임직원들도 전국적으로 6400여개 쪽방을 방문해 총 3억원 상당의 쌀, 라면, 김 등이 담긴 생필품 세트를 전달하고 어르신들을 위로했다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연말 이웃사랑 캠페인에서는 8만5000여명의 임직원들이 송년행사를 봉사활동으로 대체해 건전한 송년문화를 조성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