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 변경 날짜도 미지정...1·2심 모두 은행 승소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국민카드 합병과 관련해 세무당국과 다투고 있는 4000억원 규모의 법인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의 대법원 최종 판결선고가 또 다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이 소송의 판결선고기일이 변경됐다. 다음 선고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피고인 세무당국(중부세무서장)대리인은 지난 18일 상고이유보충서를 제출했고 19일에는 선고기일 연기신청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지난 19일 기일변경명령을 내렸다.
국민은행 법무 담당 임원은 "또 다시 연기됐다"며 "이번에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연기됐다"고 말했다. 피고 측은 사건과 관련된 해외판례 등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사건은 한달 전에 연기돼 이날이 최종 판결선고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또 다시 날짜도 정해지지 않은 채 연기된 것이다. 기일변경일은 추후 지정될 예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세무당국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자 계속해서 다른 것(판례, 법리보완)을 제출하는 것 같다"며 "통상의 경우 대법원은 법률심(사실관계가 아니라 법률문제만 다투는 것)이기 때문에 오래 끌 이유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 세무당국이 4420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한 데 불복해 법인세등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해 1심, 2심에서 모두 승소하고 현재 최종심인 3심을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은 2003년 9월 국민카드를 흡수합병하면서 국민카드가 합병 전 회계장부에 올리지 않았던 대손충당금 9320억원을 회계처리해 법인세를 신고했다.
그러자 세무당국은 회사 손실을 과장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며 400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추가 부과했고 국민은행은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국민은행의 회계처리가 납세자의 선택권 내 사항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국민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 법인세를 올해 안에 돌려받으면 연간 순이익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세무당국은 4000억원 이상을 토해내야 하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