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 대한 감정을 숨긴 남녀의 12년 우정 이야기 '러브 로지'가 12월 개봉한다. [사진=NEW] |
영국의 한 동네에서 자란 고교생 로지(릴리 콜린스)와 알렉스(샘 클라플린)는 잠자리 이야기까지 공유하는 편한 친구다.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로지와 알렉스는 미국 명문 하버드대와 보스턴대에 진학하기로 약속하지만, 졸업파티를 기점으로 모든 일이 틀어지고 만다.
하룻밤 실수 탓에 삶이 뒤바뀐 로지. 하버드 의대에 합격해 알렉스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그에겐 팍팍한 일상이 펼쳐진다. 호텔경영의 꿈 대신 호텔 종업원으로 일하게 된 그는 알렉스에게 숨겨왔던 애틋함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로지가 몰랐던 알렉스의 속내 역시 예상치 못한 사건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혼란은 더 커진다. 12년째 친구로 진해온 두 사람은 과연 어떤 내일과 마주하게 될까.
영국이 낳은 차세대 스타 릴리 콜린스와 샘 클라플린이 한 영화에서 만났다. 오는 12월10일 개봉하는 영화 ‘러브 로지’에서 두 사람은 12년 우정 속에 ‘썸’에 눈뜨는 철부지 남녀 로지와 알렉스로 호흡을 맞췄다.
영국 억양이 정겨운 ‘러브 로지’는 로맨틱코미디의 흔한 소재 ‘사랑과 우정’을 다뤘다. 졸업파티 파트너 한 번 잘못 만났다가 꿈을 접는 설정도 참신함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러브 로지’는 진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작품도 아니다. 특히 영화 속 상황이 재미있다. ‘백설공주’로 세계 남성 팬들을 쓰러뜨린 릴리 콜린스가 속된 말로 ‘개고생’을 하는 장면은 꽤 흥미진진하다. 12년간 갈팡질팡하며 밀당 아닌 밀당을 하는 로지와 알렉스를 보노라면 인연은 가까운 데 있다는 말에 새삼 공감하게 된다.
흥미로운 건 속마음을 숨긴 로지와 알렉스의 관계에 관한 방정식이다. 변수에 따라 해답이 극명하게 갈리는 방정식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많은 이슈가 존재한다. 가까워질 듯 멀어지는 로지와 알렉스의 사이는 우리 일상 속 상황과도 닮아 정겹다.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노래 속 가사 “내 거 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가 자꾸 떠올라 웃음이 터진다.
아직 생소한 감독 크리스티안 디터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꽤 독특하다. 아니, 파격적이라고 해야 할까. 가슴 찡한 감정을 다룬 영화치고 ‘러브 로지’는 상당히 엉큼하다. 연정을 품은 친구의 머리 위에서 본의 아니게 다른 여성과 동물적 본능을 발휘하는 상황이 우리의 정서 상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사뭇 궁금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