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증시가 전약후강의 흐름을 연출했다.
장 초반 일본의 예기치 않은 경기 침체 소식에 하락 압박을 받았던 유럽 증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따라 상승세로 돌아섰다.
17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17.60포인트(0.26%) 오른 6671.97에 마감했고, 독일 DAX 지수가 53.41포인트(0.58%) 상승한 9306.35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23.64포인트(0.56%) 뛴 4226.10에 거래를 마쳤고, 스톡스600 지수 역시 1.62포인트(0.48%) 오른 337.25를 나타냈다.
이날 EU 의회 증언에서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제 성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실물경기를 살리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또 한 차례 밝혔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국채 매입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는 자산담보부증권(ABS)와 커버드본드 이외에 국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시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ECB가 미국식 양적완화(QE)를 단행할 가능성으로 해석되면서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
ECB의 QE는 투자자들 사이에 끊임없이 가능성이 제기됐고, 커다란 기대와 시행 압박이 맞물렸던 부분이다.
이와 관련, 스탠다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밀리건 글로벌 전략 헤드는 “ECB가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서프라이즈’를 내놓을 경우 글로벌 투자 자금이 유럽 증시로 밀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증시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실제 정책 시행에 속도가 붙지 않을 경우 다시 ‘비중축소’로 낮춰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삭소은행의 피에르 마틴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이 최근 낙폭이 컸던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커다란 반전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종목별로는 독일 머크가 3.2% 뛰었고, 스페인의 아벤고아가 회사채 만기 차환발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데 따라 23% 랠리했다.
반면 소노바 홀딩스가 1% 내렸고, 와이어 그룹은 BNP 파리바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내린 데 따라 4% 가까이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