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금호고속 매각을 놓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IBK사모펀드(PEF)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한 IBK-케이스톤 PEF가 김성산 대표를 해임하자 금호아시아나는 이를 무효라고 주장하며 맞선 상황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17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IBK-케이스톤 PEF 측의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 해임에 대해 "적법 절차를 무시한 무효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IBK-케이스톤 PEF는 지난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성산 금호고속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PEF 운용인력인 김대진, 박봉섭 씨를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했다.
PEF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호그룹에서 지명한 김 전 대표이사가 그룹의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 매각 가치를 훼손시키고 매각 절차를 방해해 왔기에 해임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PEF 측은 김 전 대표이사가 금호고속 이사회에서 결의한 금호리조트 유상증자 참여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금호고속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금호고속 매각 절차 방해를 주도하고 있는 사내 ‘구사회’ 조직의 활동을 방치했으며, 100% 주주인 PEF의 요청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상법상 보장된 주주 및 이사의 회사에 대한 기본적 정보접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에 대해 "김 대표가 매각 절차를 방해한 적이 없다"며 "게다가 계약 상 대표 선임권은 우리한테 있으므로, PEF 측의 대표 해임 행위는 절차 상 하자가 명백한 무효"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대표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건과 관련, 소송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PEF와 금호아시아나 양 측의 이 같은 갈등은 금호고속 매각가를 두고 벌어지는 신경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금호고속은 1946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부친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광주에서 설립했다.
호남을 대표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으로서의 상징성이 짙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금난으로 인해 2012년 8월 IBK-케이스톤에 금호고속을 매각하면서 재매각 시 우선매수권을 확보해 뒀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지분 100%를 3310억원에 매각하면서 재매각될 경우 우선매수권을 갖는다는 조건을 단 것.
하지만, 2년간의 매각 제한이 풀린 지난 8월 이후 금호고속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매각가를 두고 양 측의 갈등이 불거졌다.
금호고속 매각가가 시장에서 최초 매각 시의 두배 가량인 5000억~6000억원 대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PEF는 지난 8월 BoA메릴린치를 주간사로, 안진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해 매각에 착수한 바 있다. 현재 MBK파트너스와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등이 금호고속 인수에 참여, 기업 실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모태기업이라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정당한 가격이라면) 우선매수권 행사로 다시 사들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