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달러/원 1051.30~1093.10원 전망
[뉴스핌=우수연 기자] 최근 일본의 깜짝 추가부양책 발표로 엔저가 가속하는 가운데 외환 전문가들의 국내 통화정책 전망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4일 뉴스핌이 국내 금융권 외환 딜러와 국책 및 민간연구소, 선물사·증권사 애널리스트를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망 의견이 반반으로 나뉜 인하 4명, 동결 4명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점은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들은 주로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대상인 4명의 외환 딜러 중 3명은 향후 동결, 연구원 4명 중 3명이 내년 상반기 중 인하를 전망했다.
우선, 동결을 전망하는 외환딜러들은 이미 달러/원 환율 레벨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부담스럽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에 편승해 달러/원 환율은 1080원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김동영 IBK기업은행 과장은 "국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지만, 달러/원 환율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 환율을 위해서 금리를 움직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며 "현재 외환시장에도 환율이 상승 쪽으로 치우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느끼는 듯해 내년 연말쯤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오히려 인상을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내외금리차로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에 쉽게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지난 몇 차례의 금통위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리로 환율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기 때문에 동결에 무게를 둔다는 의견도 있다.
박창근 우리은행 과장은 "예전에 이주열 총재가 환율을 타깃으로 금리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기에, 환율을 보고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한다"며 "또한 대외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로 올해는 금리 인하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 상반기 중 1%대 기준금리를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을 내놨다. 낮은 유가에 따른 저물가,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일본과 유로화의 약세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 인하 명분은 충분해졌다는 진단이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유로화와 엔화가 계속해서 약세를 나타낼 것이고 원화도 그에 대응해서 금리 인하의 명분은 다소 확대됐다"며 "물가도 유가 하락 등 공급 측면에서 보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추가 인하 여력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소 박사는 "재정정책은 더는 확대하기가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필요하다"며 "물가가 지금처럼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경기가 예상대로 안 풀린다면 과거 기준금리가 2%대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해도 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엔저의 가속화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상승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8명의 전문가 중 5명이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11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원화의 하락 압력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연말로 갈수록 현재 수준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엔도 주요 저항선인 115엔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면 달러/원 환율의 상승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달러/엔이 115엔 수준을 형성할 때 달러/원 환율은 1100원 수준까지 올라가야 엔/원 환율이 주요 지지선인 950원 선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설문 결과, 올해 연말 달러/원 환율 레벨은 현재보다 낮아진 1060.70원 수준으로 평균치가 모였다.
이건희 외환은행 차장은 "달러/엔이 현재 수준보다 더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115엔에서는 막히지 않을까 싶다"며 "지난 9월 아베 총리도 분명히 엔저의 부작용을 언급하는 등 달러/엔 급등에 대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달러/원도 연동돼 연말이 될수록 내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