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제약사들, 영업력 약화…마이너스 성장
[뉴스핌=김지나 기자]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관행을 규제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실시된 ‘리베이트 투아웃제’ 여파가 당장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공정공시를 통해 발표한 상위 제약사들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실적부진은 연구개발(R&D) 투자비 증대, 해외수출 감소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리베이트 관행을 규제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가 제약사 전반의 영업력 약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은 3분기에도 R&D비용이 대폭 증가하면서 영업익이 작년동기 대비 92% 감소한 12억원에 그쳤다. 또한, 그동안 성장을 견인했던 복제약(제네릭)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내수매출이 부진했다.
대웅제약은 매출액은 작년동기 대비 10.8% 증가한 1904억원을 거뒀으나 영업익은 작년보다 38.5% 감소한 153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법인세 추징금 124억원을 이번에 일시에 납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3분기 매출 성장은 정체하고 영업익은 두 자릿수 감소했다. 리베이트 규제 여파로영업활동이 약화돼 제네릭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3분기 매출액은 0.6% 증가한 1273억원, 영업익은 29% 떨어진 130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도 의사들을 상대로 판매하는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역성장 했다. 영업위축 여파로 3분기 매출액은 1333억원, 영업익은 138억원으로 각각 11.9%, 9.7% 감소했다.
다만, 상위 제약사 중 유한양행이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액 2591억원, 영업익 134억원으로 각각 16.9%, 4.4% 신장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1번 적발되면 건강보험 적용 최대 1년 정지, 2번 이상 적발되면 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다. 상위 제약사들은 이 같은 리베이트 규제 제도와 제품설명회나 학술대회 참가 지원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CP(공정거래준수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마케팅 활동이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동부증권 정보라 연구원은 “대형, 중소형 제약사 할 것 없이 국내 영업을 거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형 제약사는 점유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위 제약사들의 영업이 주춤하는 사이 중소제약사들이 이를 틈타 공격적으로 영업에 가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제약업계 외형이 정체하고 있는데다, 중소형 제약사들은 난립해 있고 존립은 위태롭기 때문에 이 기회에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을 극대화를 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