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삼성 '반도체·가전' LG '가전' 기대
[뉴스핌=송주오 기자] 국내 전자업계의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사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계 호황으로 인해 호실적 기조를 이어갔다. 4분기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은 3분기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하락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실적이 역성장했으며 가전 사업도 부진했다. LG전자는 지난 분기에 이어 스마트폰 사업에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가전 사업이 발목을 잡았다. 양사는 스마트폰 사업은 4분기 업체간 경쟁 심화로 불투명하지만 가전 사업은 성수기 시즌 돌입으로 실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호황. 4분기에도 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계의 호황이 지속되며 3분기 실적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7조45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의 실적을 확정해 30일 공시했다. 이 중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33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7.4%를 책임졌다. 반도체 최강자로 삼성전자의 자존심을 세워준 성적표다.
그러나 시스템LSI의 부진은 여전히 숙제다. 스마트폰 두뇌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수요 감소와 거래선 LSI 부품 재고 조정 영향 등으로 실적이 약화됐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올 3분기 매출액 4조3120억원, 영업이익 1조3010억원, 순이익 1조950억원으로 전 부문에서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3분기 이후 4년만에 30%를 돌파했고 순이익률도 25%에 달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매출액은 모든 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제품 전반의 미세공정 비중 확대에 따른 원가경쟁력 강화와 낸드플래시 수익성 향상으로 전 분기 대비 20% 상승했다"며 "순이익은 외화 환산 이익과 법인세비용 등을 반영해 1조950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4분기 사업 전망에 대해서 한 목소리로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의 경우 4분기에도 성수기 수요 견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도 메모리 사업의 경우도 연간 안정적인 수급을 예상했다. 시스템LSI는 20나노 AP 공급 증가와 LSI 판매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D램 시장과 관련해서는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 트래픽 증가에 따라 서버용 D램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2015년 하반기부터는 DDR4 채용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스마트폰의 기기당 D램 채용량 증가와 중국 LTE 시장의 확대 등으로 견조한 수급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LG, 무너진 가전 자존심…4Q "회복할 것"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가전부문에서 나란히 주저 앉았다. 계절적 비수기와 환율 등 대내외적인 영향 탓이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은 지난 3분기 매출 11조6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와 비교해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200억원이 빠졌다.
삼성전자 측은 "TV는 보급형 UHD TV 등 성장시장 라인업을 강화하고 커브드 TV, UHD TV 등 신제품 판매 확대도 지속됐으나 판가 하락과 패널 가격 강세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며 "생활가전도 판매 둔화로 전분기에 비해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도 가전 부문에서 실적이 주춤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액 4조7104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전 분기 대비 7% 하락했다. PDP TV와 모니터 및 AV 시장의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9115억원, 영업이익 518억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침체됐다. 주요시장인 북미지역 경쟁 심화와 환율 영향 때문이다.
에어컨 사업을 맡고 있는 에어컨&에너지솔루션(AE)사업본부는 영업손실 2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다만 삼성과 LG는 4분기 연말 성수기 시즌에 진입하면서 실적 반등을 자신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 다양한 TV 라인업을 바탕으로 성수기 판매 기회를 극대화하고 프리미엄 생활가전 제품 마케팅 활동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규 수요 창출과 B2B사업 확대 등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대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LG전자는 울트라HD TV를 중심으로 한 LCD TV 시장과 디지털 사이니지를 비롯한 B2B(기업간거래)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HE사업본부는 울트라HD TV, 올레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원가구조 최적화 활동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삼성·LG, 엇갈린 스마트폰 희비…4Q "불투명" 우려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들어 스마트폰 동력이 약해진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하락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의 매출액은 24조5800억원, 영업이익은 1조75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2.46% 급감한 수치로 지난 2분기와 비교해도 73.41%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 7.1%로 전분기(15.6%)의 반토막 수준이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성장했으나 중저가 제품 비중이 늘고 기존모델 가격이 인하되면서 ASP(평균판매단가)가 하락했다"면서 "매출 하락에 따라 비용구조도 약화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호실적을 거뒀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액은 4조2470억원으로 2009년 3분기(3844억원) 이후 5년만에 분기 매출 4조원대를 회복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전 분기 대비 17% 늘었다. 전략 스마트폰 'G3'를 비롯한 'G시리즈', 'L시리즈III' 등의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데 힘입은 결과다.
하지만 삼성과 LG는 4분기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중저가 시장이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IM부문의 4분기 전망에 대해 "연말 성수기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요 증가가 예상되나 업체간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0)도 지난 29일 열린 3분기 실적설명회에서 "4분기 시장은 주요 경쟁사의 신모델 출시가 완료돼 경쟁이 심화할 것이고 중저가 모델도 가격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음을 얘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원가절감과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가격대별 제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추진해 중장기 사업기반 강화에 집중한다.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G3'를 비롯한 'G시리즈', 'L시리즈III' 스마트폰 판매 확대 등으로 매출 및 수익성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