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후 신규코픽스 금리 2.27% 사상최저
[뉴스핌=우수연, 노희준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정부 권유로 고정금리 대출이나 혼합형 대출(일정기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로 갈아탄 대출자가 속을 태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고정금리대출 확대정책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나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도 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00%로 낮추면서 고정금리 대출자나 혼합형 대출자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도록 장려하면서 혼합형 대출상품으로 갈아탄 대출자들은 0.5%p에 달하는 금리 인하 혜택을 놓친 데다 향후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지난 2월말, 금융당국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형 대출의 비중을 2017년 말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당시만해도 정부 기조는 국내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전제로 향후 금리 인상에 대비해 가계부채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부 방침에 따라 은행들은 혼합형 특판 상품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했다. 정부가 혼합대출형 상품 판매도 고정금리 판매 실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대출창구 담당자는 "지난 상반기에는 특판대출이 주로 혼합형이었기 때문에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은행·보험업권 주택담보대출에서 혼합형 대출 잔액은 10조3000억원 늘어난 8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 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고정금리 잔액은 1조9000억 감소했다. 3~5년간 고정금리 기간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기 때문에 혼합형대출은 사실상 고정금리 대출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러나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면서 올해 4월 이후부터 금리 인하 분위기가 조성됐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 CD금리(91일물)도 올초 이후 줄곧 하락세다. 9월 신규코픽스 금리는 2.27%, CD금리는 2.17%(10월 17일 기준)까지 떨어져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시중의 변동금리 대출상품은 주로 코픽스 금리나 CD금리를 기준으로 일정 주기마다 대출금리를 변경한다. 코픽스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것은 대출금리도 내려간다는 의미다. 가령 우리은행은 8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분할상환방식)가 전월대비 0.24%p 하락한 3.44%를 기록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세계적으로 경기활성화가 쉽지 않은 저성장 시대에, 금리 하향이 예상됨에도 고정금리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정책은 맞지 않았다"며 "정부가 개별 은행의 영업전략까지 관여하고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유도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으로 시장질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금리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변동금리 상품이 고객에게 더욱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금리가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전망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따르기보다, 시장의 움직임을 수용해야 리스크도 적어진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금리인상시 위험부담을 덜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이 좋다고 하지만, 금리하락시 얻을 수 있는 이자경감을 생각하면 변동금리 대출이 위험이 더 적다"며 "금리상승기는 경제회복에 따라 소득도 오르니 이자가 높아져도 되나, 경기하강에 따른 금리 하락시에는 고정금리 대출자만 높은 이자를 물게 돼 더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정책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정금리대출은 대부분 만기가 5년이나 10년이기에 당장보다는 향후 금리가 더 중요하다"며 "중도상환수수료가 3년이면 없어져 금리인하시에는 대출을 갈아타면 되고 금리인상시에는 고정금리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금리 자체가 낮아진 상태라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며 "갈아타기를 원한다면 낮아진 금리의 고정금리 대출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대출금리 차이는 최근 0.1%p, 0.2%p 수준으로 좁혀졌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00%로 낮추면서 고정금리 대출자나 혼합형 대출자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도록 장려하면서 혼합형 대출상품으로 갈아탄 대출자들은 0.5%p에 달하는 금리 인하 혜택을 놓친 데다 향후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지난 2월말, 금융당국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형 대출의 비중을 2017년 말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당시만해도 정부 기조는 국내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전제로 향후 금리 인상에 대비해 가계부채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부 방침에 따라 은행들은 혼합형 특판 상품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했다. 정부가 혼합대출형 상품 판매도 고정금리 판매 실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대출창구 담당자는 "지난 상반기에는 특판대출이 주로 혼합형이었기 때문에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은행·보험업권 주택담보대출에서 혼합형 대출 잔액은 10조3000억원 늘어난 8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 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고정금리 잔액은 1조9000억 감소했다. 3~5년간 고정금리 기간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기 때문에 혼합형대출은 사실상 고정금리 대출의 범주에 포함된다.
올해 상반기 은행·보험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이 (단위:조원, △표시는 감소) |
시중의 변동금리 대출상품은 주로 코픽스 금리나 CD금리를 기준으로 일정 주기마다 대출금리를 변경한다. 코픽스 금리가 사상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것은 대출금리도 내려간다는 의미다. 가령 우리은행은 8월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분할상환방식)가 전월대비 0.24%p 하락한 3.44%를 기록했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세계적으로 경기활성화가 쉽지 않은 저성장 시대에, 금리 하향이 예상됨에도 고정금리대출을 늘리도록 하는 정책은 맞지 않았다"며 "정부가 개별 은행의 영업전략까지 관여하고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유도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으로 시장질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금리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변동금리 상품이 고객에게 더욱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금리가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전망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따르기보다, 시장의 움직임을 수용해야 리스크도 적어진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금리인상시 위험부담을 덜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이 좋다고 하지만, 금리하락시 얻을 수 있는 이자경감을 생각하면 변동금리 대출이 위험이 더 적다"며 "금리상승기는 경제회복에 따라 소득도 오르니 이자가 높아져도 되나, 경기하강에 따른 금리 하락시에는 고정금리 대출자만 높은 이자를 물게 돼 더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정책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정금리대출은 대부분 만기가 5년이나 10년이기에 당장보다는 향후 금리가 더 중요하다"며 "중도상환수수료가 3년이면 없어져 금리인하시에는 대출을 갈아타면 되고 금리인상시에는 고정금리가 더 좋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금리 자체가 낮아진 상태라 고정금리 대출과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며 "갈아타기를 원한다면 낮아진 금리의 고정금리 대출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대출금리 차이는 최근 0.1%p, 0.2%p 수준으로 좁혀졌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