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비중 높고 주요 도시 상승률 전년 대비 크게 꺾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발표된 미국 주택시장 지표가 호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균열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집값 상승률이 크게 꺾이는 한편 임대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도 적신호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주택 매매 관련 지표 역시 건강한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28일(현지시각)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어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7월 집값 상승률이 8%로 전년 동기 37%에서 대폭 꺾였다. 피닉스 역시 같은 기간 상승률이 25%에서 4%로 떨어졌고, 로스앤젤레스도 29%에서 8%로 내리꽂혔다. 라스베가스도 같은 기간 집값 상승 폭이 26%에서 10%로 후퇴했다.
리얼티트랙의 데런 블룸키스트 부대표는 “지난해 목격했던 20~30%의 집값 상승률은 영속 가능성이 없는 것”이라며 “소득이 정체된 상황인 데다 침체 이후 저점에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 따라 추가 상승 여력이 크게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주요 도시의 집값 상승률이 5% 선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수년간에 걸쳐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미국 주택시장에서 임대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추세로 자리잡고 있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카네기 그룹의 샤리 올레프슨 디렉터는 “점점 더 많은 잠재 주택 매수자들이 임대를 선택하고 있다"며 “이는 실물경기가 후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주택 매입 후 가격 상승으로 자산 규모를 늘린 점을 감안할 때 매입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저축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주택 매입보다 임대 수요가 높은 것은 시장 전반에 중장기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달 신규 주택 매매가 2.4% 감소해 지난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점도 주택시장의 부진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 저자 겸 애널리스트인 키스 주로우는 “많은 이들이 주택 매물을 내놓기 위해 집값 상승을 기다리고 있지만 가격 상승이 둔화되는 가운데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매매가 위축되는 한편 매물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