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수건돌리기' 자산시장 전반 확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저가 매수 기회를 찾을 수 없다는 것. 이른바 개미 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까지 모든 것이 비싸다며 이구동성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거 닷컴주와 주택시장에 자금이 집중, 버블을 양산했던 것과 달리 리스크가 분산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강세장에서 섹터별 순환 상승이 연출, 지수가 고점을 높여가는 현상이 글로벌 자산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뉴욕증시가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고 있고, 정크본드 버블 붕괴 경고에도 인도부터 아르헨티나까지 관련 채권이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과 독일 국채가 하이일드 본드와 동반 상승하는 추이도 투자자들을 의아하게 하는 부분이다.
아르헨티나의 주식시장이 최근 발생한 디폴트에도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인도 증시 역시 지난주 사상 두 번째 고점을 기록했다.
아틀란틱 트러스트 브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의 딜레마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값싼 자산을 찾는 데 혈안이지만 발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2000년 초반 기술주가 비이성적 과열을 연출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자산시장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상승, 리스크가 분산된 셈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크리스티나 후퍼 투자전략가는 “금융위기 이후 자산시장의 변화 가운데 하나”라며 “과거 기술주와 주택시장으로 버블이 집중됐던 것과 달리 리스크가 분산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퍼스트 쿼드런트의 에드가 피터스 전략가는 “주식시장이 강세장을 연출할 때 수건돌리기 식으로 리스크가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이 같은 모습이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가들은 성격이 다른 각 자산시장이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령, 미국과 독일 국채시장이 오르는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저조한 인플레이션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피터스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낮을 때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채 수익률이 오르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금리 상승 리스크가 낮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크본드의 하락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 강세 흐름의 경우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책 움직임이 버팀목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안츠 글로벌은 뉴욕증시가 앞으로 18개월에 걸쳐 연율 기준 10%에 가까운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