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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의 ‘미운오리’ 같은 존재였던 서영이앤티의 변신이 재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오너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빠지지 않았던 하이트진로그룹의 계열사가 그룹 의존 물량을 대폭 줄이고 성공적인 사업 모델 구축에 나선 탓이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그룹 매출 비중을 23.53%로 줄여 사익편취 규제대상 187개 기업 중 내부거래 비중 감소 1위 기업을 차지했다. 2012년 서영이앤티의 하이트진로그룹 매출 의존도가 97.22%였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73.69%P를 줄인 셈이다.
서영이앤티로서는 안정적인 그룹 매출을 대부분 포기했다는 이야기다.
사실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며 세간의 눈총을 받아오던 기업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서영이앤티의 하이트진로 매출 의존도는 97~98%에 달했다.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인 태영씨가 58.44%, 차남 재홍씨가 21.62%를 보유했고 박 회장과 그의 동생 문효씨 각각 14.69%, 5.16%를 소유하는 등 오너일가의 지분이 99%가 넘는 개인회사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본격화된 지난해부터 서영이앤티는 그룹 물량을 대폭 줄이고 신사업을 구축하는 등 변신에 나섰다.
먼저 맥주 관련 제품 공급을 하이트진로 뿐 아니라 외부로 확대하기 시작했고 수입유통업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 프리미엄 오일&비니거 브랜드 올리타리아의 독점 수입 유통사업이다. 서영이앤티는 ‘올리타리아 플레이버 오일(flavor oil)’ 등을 잇따라 시장에 출시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어가는 중이다. 올 초에는 하이트진로 사옥 용역을 대행해온 지분 100% 자회사 서해인사이트를 매각하기도 했다.
물론 안정적 매출을 포기하면서 실적은 나빠졌다.
지난해 서영이앤티의 매출은 873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87% 줄었고 영업이익은 37억8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41% 감소했다. 수년째 이어져온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업 첫 해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인 결과라는 평가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서영이앤티의 그룹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고 신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서영이앤티의 그룹 물량이 다시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이앤티의 이같은 변신은 재계에서도 적잖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에 대해 최고 고발까지 가능한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중”이라며 “내부거래를 줄이면서도 수익을 낸 서영이앤티의 사례는 다른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