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추정 현실화돼… 실적 개선되는 '은행·철강' 비중 늘려라
최근 3년 최고치를 돌파하며 박스권 탈피 신호를 보냈던 코스피가 다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대외 변수가 아직 불안하지만, 주식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안정적이고, 기업 이익추정치가 현실화되는 등 상승장의 여건은 갖췄다. 최경환노믹스의 정책일관성이 유지되고 돌발 대외변수가 없다는 가정 하에, 새로운 상승장세를 이끌 핵심 요인들로 기업실적, 주도종목, 펀드환매, 외국인자금, 외국정책 변수를 차례대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핌=이준영 기자] 코스피가 2080선에 도달 후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한채 주춤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추가 상승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실적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분기 강한 '어닝쇼크' 이후 기업 이익추정치는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이 명확한 업종에 주목하고, 이들 종목의 장세 주도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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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달 코스피 지수 추이 |
◆ '박스권 코스피', 추가상승 조건은 '기업실적 개선'
코스피 지수는 정부정책 기대감과 이머징 마켓으로의 자금 유입 상황 속에서 지난달 30일 2082.61로 연중 최고치이자 3년 최고치를 경신한 후 다시 소폭 밀리면서 박스권 상단에 갇혔다.
지난 8일 2031.10포인트를 기록한 후 20일 현재 2072.78포인트까지 회복했으나 최근 3주일째 2030~2070선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원인은 일단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리스크 등 해외발 악재의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국인 자금도 해외 악재 상황에 따라 매도와 매수를 번갈아가며 행했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2080선을 넘어 추가상승하기 위한 조건으로 기업실적을 강조했다. 기업실적이 늘어야 한국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부담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실적은 외국인 매수세의 유지, 확대를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현재까지의 지수상승은 주로 정책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근본적인 박스권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기업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상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증시는 심리나 모멘텀 보다는 실제적인 기업 실적 개선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실적이 증가해야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부담이 줄고 외국인 투자 자금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민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8배 수준으로 지난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들도 펀더멘털인 국내 기업실적과 경제지표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기업실적 개선이 외국인 매수 확대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외국인의 수급은 기관이나 개인보다 지수 변동과 연관성이 높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넘어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실적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 한국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기업의 이익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왔다. 이 때문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증시에서 코스피가 가장 부진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올들어 MSCI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주가지수는 10% 가까이 올랐지만, 한국 증시는 2% 넘게 올랐을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기업 이익추정치가 낮아지면서 기업 가치평가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HSBC의 분석가들은 지난 19일자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underweight)'에서 '중립(neutral)'으로 상향조정하고, 그 근거로 이익추정치가 현실화된 점을 꼽았다.
HSBC의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2개월 포워드PER가 9.8배로 장기 평균 범위 내에 있다. 역사적 평균에 대한 프리미엄이 낮고 장부가치 대비로는 1배가 약간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경제정책 상의 부양 노력이 기울여진다면 언제든지 주식을 살 수 있는 분위기다. 최근 두 달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6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 실적 개선 예상되는 '은행·철강' 관심
이런 가운데 증권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업종으로 은행업과 철강업을 추천했다.
노근환 연구원은 "뚜렷하게 턴어라운드가 확인되고 있는 업종은 은행과 철강"이라며 "이들 업종은 기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고 컨센서스도 상회했으며, 12MF EPS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11일 기준 2분기 실적 자료에서 철강업종의 지배주주지분순이익(지배NP)은 9670억원으로 전년동기배 113.2% 늘었다. 지난 6월말 컨센서스인 8520억원 보다도 13.5%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은행업종의 지배주주지분순이익은 2조97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3.3% 증가했다. 6월말 컨센서스 2조3340억원 보다도 27.2% 늘었다.
노 연구원은 철강업종과 은행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현재도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분기 실적개선 이후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철강업종 등의 비중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철강업종의 최근 1개월간 업종 이익수정비율의 표준비율은 0.5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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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업종별 기업 실적(단위: 십억원, %) (자료: 한국투자증권) |
반면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 부문이 포함된 반도체 업종은 2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의 2분기 지배주주지분순이익은 6조850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9.6% 줄었다. 지난 6월말 컨센서스인 7조7640억원보다도 11.8% 낮은 수치다.
업계는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원인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성숙기에 도달한 상황속에서 서유럽에서의 수요둔화와 중화권에서의 경쟁심화를 꼽았다.
문제는 하반기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 게다가 하반기에는 애플의 '아이폰6' 출시도 예정돼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화권에서의 경쟁심화와 스마트폰 수요의 성숙기 도달 상황속에서 아이폰6 출시마저 겹져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종도 지난 11일 SK이노베이션과 S-Oil 기준 2분기 지배주주지분순이익이 3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6.2% 줄었다. 지난 14일 반기보고서를 발표한 GS칼텍스까지 2분기 적자영업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S-Oil에 이어 GS칼텍스까지 지난 2분기 적자영업을 한 것. 이는 정제마진 악화와 환율 때문으로 분석된다.
3분기 정제마진 전망도 밝지 않다.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3분기 정제마진은 2분기보다 더 악화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소비중 가스와 신재생 발전 비중이 늘어 석유제품의 구조적인 약세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중원 팀장은 "최근 2주 동안 주식시장은 배당성향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고배당 업종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미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통해 노출된 재료인 만큼 향후 시장의 관심은 다시 기업실적 개선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개선 이후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