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란은행 "임금인상 전제돼야 금리인상 가능"
[뉴스핌=김동호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내년 초에나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의 조기 금리인상 실시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영란은행은 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전제돼야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혀 사실상 내년 초 금리인상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13일(현지시각) 영란은행은 분기 물가보고서를 통해 금리의 움직임이 금융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한 연간 기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향후 2~3년 동안 2% 안팎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예상대로 영란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현재 0.5%로 사상최저 수준인 영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1분기 중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 [출처: BOE] |
이는 여전히 저금리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낮은 임금 상승세는 영국 경제가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상승을 아직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영란은행은 올 임금 상승률 전망치를 앞선 5월 예상했던 2.5%보다 크게 낮은 1.25%로 조정했다. 반면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5월의 예상치보다 각각 0.1%p(포인트) 높은 3.4%, 2.9%로 상향 조정했다.
카니 총재는 이날 금리인상은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단위 노동비용 전망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임금 인상이다. 이날 발표된 영국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영란은행의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지난 2분기 영국 노동자들이 받은 보너스를 제외한 평균 주급은 전분기보다 0.6% 오르는 데 그쳐 영란은행 기대치인 0.9%를 밑돌았다.
베렌버그 은행의 영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우드는 "BOE 통화정책위원 다수는 내년까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고 기다리겠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르메스펀드매니저스의 닐 윌리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금융시장은 이제 크리스마스 이전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란은행이 내년 초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주요국 중앙은행들 중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결정이 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