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호텔 착공, 최대 모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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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승훈 기자] 서부T&D(옛 서부트럭터미널)가 용산 리스크 제거를 발판으로 오랜기간 이어졌던 박스권 탈출을 시도 중이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초 5% 지분공시를 한 데 이어 최근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부T&D가 상승탄력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8월 전후다. 지난 6월 이후 두 달 가까이 18000원~19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이달들어 2만2000원선을 넘어섰다. 일주일새 상승률은 10% 남짓. 주가 차트를 두 달 가량으로 조금 길게 보면 17000원대에서 25% 남짓 올랐다.
서부T&D의 최근 상승은 최대 리스크요인이던 용산호텔 개발건이 확정되면서다. 정부로부터 착공 신고필증을 받고 지난달 중순 착공에 돌입한 용산호텔은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하나은행과 정부기금의 저리조달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한 상태다. 호텔이 완공되면 국내 최대인 소공동 롯데호텔(1156실)보다 1.5배 많은 1730실로 국내 최대규모가 된다.
증권가에선 호텔주식 중 가장 싼 주식이 서부T&D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호텔들의 평균 PER은 30배, PBR 3배, 에비타 13배 수준"이라며 "반면 서부T&D는 2017년 호텔 완공 기준, 보수적으로 평가해도 PER 9배, PBR 0.6배, 에비타 5.5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서부T&D의 가장 큰 메리트인 '신정동 개발'은 배제한 분석이다.
또한 개장 1년 8개월 가량 돼 실적 가시화를 앞둔 인천의 대형 쇼핑몰, 최근 정부의 고배당 유도정책과 부합하는 서부T&D의 배당추이(매년 10% 수준) 등을 감안해도 상승모멘텀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신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서부T&D 최대의 상승모멘텀은 용산호텔 착공건이다. 부동산이 토지개발에 대한 정보공개, 개발착수, 사업 준공의 3단계를 거치며 각각 기존대비 세 배의 지가상승이 이뤄지는데 이 회사는 용산호텔 개발착수에도 불구하고 저평가가 지속돼 왔다. 부동산으로 가정하더라도 지금은 적정가치(목표주가 3만원)까지 상승이 이뤄질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이 외에 쇼핑몰도 연간 영업이익 100억원 규모가 나오면서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서부T&D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개발업이란 점에서 '시간가치에 대한 디스카운트'는 고려해야 할 팩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국내에선 서부T&D와 같이 부동산 개발후 임대를 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거의 없어 비교분석도 쉽지 않다.
유사 사업모델로 꼽히는 경방 역시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통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본업은 방적업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주로 벤치마크 대비로 상대평가를 하다보니 장기적으로 버텨야 하는 이 같은 부동산개발주에는 관심이 적다"며 "아이에스동서가 최근 부동산 개발 및 분양으로 수익을 크게 냈지만 본업은 비데회사고, 경방도 타임스퀘어 개발로 최근 급등했지만 이 역시 본업은 방적업이다. 서부T&D와 비교할 만한 제대로 된 상장사가 없다보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도 있다"고 전해왔다.
그럼에도 향후 부인할 수 없는 저금리추세, 최근 정부의 배당유도책을 고려할 때 서부T&D에 대한 증권가 재평가는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고성장기엔 이런 주식이 후순위로 밀리지만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엔 매력적인 요소가 있다"며 "시장변동에 휩쓸리지 않고 시간가치에 따라 꾸준함을 보여주는 구조여서 고수익은 아니지만 연간 15% 전후의 수익을 내기엔 적절한 선택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서부T&D측에서도 최근 증권가의 높아진 관심에 바빠진 듯한 모습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요즘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탐방이 크게 늘어 사실 지금 요청을 해도 한 달 정도는 기다려야 스케줄이 잡힌다"며 "외국인의 경우 과거 지분율이 10% 이하였는데 요즘 12.56%로 늘었다. 주로 홍콩과 싱가포르가 많고 영국과 미국쪽 자금도 있다"고 답했다.
서부T&D 연초 이후 주가 추이 [차트그래픽=키움증권] |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