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구성·보조금 삭감·투자환경 개선 등 해결해야
[뉴스핌=주명호 기자] 인도네시아의 차기 대통령에 조코 위도도 투쟁민주당(PDI-P) 후보 당선으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위도도 당선자가 자카르타 주지사 시절 보였던 개혁적 성향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승리의 제스쳐를 취하고 있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사진 : AP/뉴시스] |
시장에는 이미 이런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다. 위도도의 당선 소식에 루피화 가치는 2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증시도 1% 이상 상승세를 펼쳤다.
다만 인도네시아 최초의 비(非)군부엘리트 출신 대통령으로 그가 넘어야 할 산들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23일(현지시각)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도도가 해결해야 할 향후 과제로 ▲강한 내각 구성 ▲연료 보조금 삭감 ▲투자환경 개선 ▲여당 및 의회의 적절한 운영을 꼽았다.
내각 구성은 그의 첫 번째 난관이다. 위도도는 그간 이뤄졌던 정치적 거래를 통한 내각 구성을 지양하고 배경 및 능력, 성향 등의 적합성을 고려한 장관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를 지지했던 연합 정당들의 보상 요구를 쉽게 뿌리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차기 내각 구성에 큰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이중 핵심 위치를 지닌 재정부, 외무부, 농업부 및 무역부 장관직이 특히 주목 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과도한 연료 보조금을 삭감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 받는 사안 중 하나다. 연료 보조금은 이전부터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세계은행(WB) 등은 이미 수 년간 보조금 삭감을 권고해왔지만 중산층과 석유업계의 반발 우려에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위도도는 대선 유세 중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보조금 규모를 삭감할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다. 올해 보조금 규모는 최소 210억달러 수준으로 정부 전체 예산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환경 개선도 당면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FT는 인도네시아의 부패한 사법체제와 강한 민족주의 성향이 아시아에서 가장 각광 받는 투자처인 인도네시아의 명성을 갉아먹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광산기업 뉴몬트와의 법적 분쟁은 그 대표적 예다. 뉴몬트는 올해 1월부터 인니 정부가 내린 원광석 수출 금지조치가 투자협정 위반이라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한 상태다.
투자환경이 개선되면 외국 자본 유치가 늘어 인도네시아의 고질적인 경상적자 문제 해결과 경제성장률 반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계 및 경제 국가주의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쉽사리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새롭게 여당이 된 투쟁민주당(PDI-P)과 의회를 어떻게 적절히 운영할지도 앞으로 위도도 당선자의 앞날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PDI-P는 수카르노 초대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딸이자 2000년대 초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가 이끌고 있다. 수카르노푸트리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여당과 적절한 관계를 맺는 것이 위도도의 급선무 중 하나다.
실제로 경쟁 대선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내세웠던 네거티브 전략은 위도도가 수카르노푸트리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위도도에게 우세했던 상황이 박빙으로 흘러간 것도 이런 전략이 먹혀 들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연정 확대를 통한 의회 내 여당 지지기반 확보도 위도도의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PDI-P와 세 정당이 구성한 여당 연합은 전체 하원 의석 중 37%를 차지하는 데 그쳐 수비안토가 이끄는 거린드라당(대인도네시아운동당) 등 야당 세력의 정책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