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수준 인플레이션에 실질수익률 매력적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독일 뿐 아니라 주변국까지 사상 최저치로 밀렸지만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제로 수준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이 핵심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에 무게를 두는 투자자 저변이 상당히 크고, 이들이 유로존 국채시장에 자금줄을 대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AP/뉴시스) |
지난달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01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미국 10년물 수익률을 밑돌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얘기는 달라진다.
스페인 국채의 실질 수익률은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에 비해 2.2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30년물 국채 역시 미국의 실질 수익률이 1.2%에 그치는 데 반해 스페인의 경우 약 4%에 달한다.
스페인 뿐 아니라 유로존 국채시장 전반에 걸쳐 실질 수익률 측면에서 투자 매력이 미국보다 높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평가다. 부채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수익률이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투자자들의 ‘사자’가 멈추지 않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
산람 프라이빗 인베스트먼트의 크레이그 베이지 채권 헤드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수익률을 중시하는 투자자 저변이 상당히 크다”며 “특히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기관들의 경우 주변국 국채의 실질 수익률이 상당히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변국 국채 발행이 호조를 이루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스페인은 3년 만기 국채를 0.692%의 금리에 발행했ㄷ. 이는 사상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프랑스 역시 2년과 4년, 5년 만기 국채를 사상 최저수준의 금리에 발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유로존 국채시장의 평균 만기 수익률은 1.273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국채시장이 연초 이후 6.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국채시장 역시 각각 6.1%와 6.7%의 수익률을 냈다. 독일 국채시장 수익률도 5.3%에 달했다.
주요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은 일제히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오스트리아 10년물 수익률이 최근 1.414%까지 밀렸고, 벨기에 역시 1.576%까지 떨어졌다. 핀란드 10년물 수익률이 1.312까지 하락했고, 네덜란드 역시 1.36%까지 떨어졌다.
ADM 인베스터 서비스 인터내셔널의 마크 오츠왈드 전략가는 “이라크 및 이스라엘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주변국 국채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찾는 데 혈안이고, 최근 들어 프랑스와 네덜란드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라보뱅크의 엘윈 드 그루트 이코노미스트는 “주변국의 중장기 인플레이션이 중심국보다 낮을 것으로 확실시된다”며 “주변국 국채에 자금 유입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