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만 싱가포르 런던 다음은 서울?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이 경제규모 팽창과 세계 금융시장 영향력 확대에 발맞춰 자국 통화인 위안화의 역외 사용과 글로벌 위상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밖의 지역 국가에서 역외 위안화 허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행보에도 갈수록 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역외 위안화 금융허브 경쟁의 일등 주자는 말할 것도 없이 홍콩이다. 중국은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런던에 차례로 위안화청산결제은행을 설립했다. 한국은 다섯번째다. 한국과 중국은 7월 3일(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방한을 계기로 서울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지정하고 위안화 거래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범 중화권지역을 제외하면 아시아 국가로는 사실상 처음이다. 한국은 거래를 통해 조달되는 위안화를 중국에 투자하기위한 RQFII 자격과 함께 한도 800억위안을 부여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증권 베이징 대표처 장형식 대표는 3일 "이로인해 채권 주식을 비롯한 중국 자본시장 투자가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중국은 2014년 6월 18일 영국 파운드화와 위안화 직거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중국건설은행(런던)유한회사를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했다. 이는 중국이 아시아 이외의 국가(지역)에서 최초로 선정한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다.
중국은 1년여전인 2013년 2월 중국 공상은행을 싱가포르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 위안화 청산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대만에 이어 세번째 위안화 청산 결제은행 설립 국가가 됐으며 이후 빠른 속도로 국제 위안화 금융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청산결제은행 설립 1년여만인 지난 2014년 3월 싱가포르의 위안화 결제금액은 무려 375%나 증가했다. 규모면에서 순식간에 영국을 젖히고 홍콩 다음의 역외 위안화 중심지로 떠올랐다. 2014년 1월 현재 싱가포르의 위안화 결제금액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영국(5.9%)을 젖혔다. 역외 위안화 최대 중심지인 홍콩의 안화화 지불결제 비중은 현재 전세계의 72%에 달한다.
중국은 루블, 엔화,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유로 파운드 등 외국 주요 통화와의 직접 거래 시행을 기반으로 위안화의 국제화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금융학원의 딩즈제(丁志傑) 원장은 "위안화 직거래는 중국입장에서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위안화 환율의 독립성을 강화하며 외국에서 위안화 유통량을 늘리는 데도 유리하고, 위안화가 국제 통화 체계에 새로운 균형 구조를 형성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밖, 즉 역외에서 현지통화와 위안화 직거래는 또한 기업과 주민들이 달러 환산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현지 통화를 위안화와 바꿀 수 있게 함으로써 환율 원가를 낮추고 환율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되며 양국 간 경제무역, 투자, 관광 등을 촉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프랑스와 룩셈부르크와도 청산결제은행 도입을 위한 노력을 서두르는 등 역외 위안화 시장 확대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역외 위안화 거래시장이 활기를 띠고있는 가운데 주요 위안화 거래 중심지역에서 위안화 예금과 채권 발행 등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홍콩 통화 당국은 2014년 4월 홍콩의 위안화 저축액이 양도성예금증서(CD)를 포함해 1조 1693억 위안(약 199조 17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약 5년 안에 홍콩에서 홍콩 달러처럼 자유 유통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위안화 채권 시장 규모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홍콩일대의 딤섬본드와 포모사본드(대만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채권), ′라이온시티본드(싱가포르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채권)′ 는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도 위안화 채권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해외 각국에서 위안화 거래를 통해 획득된 위안화는 "RQFII(RMB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 위안화 외국인 적격투자자) 제도를 통해 중국 자본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RQFII는 홍콩 등 해외 지역 국가에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위안화 표시 상품을 발행해 이 자금으로 중국 본토 A증시 (주식 채권 등 자본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중국은 역외 위안화 자금을 본토 증시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RQFII 제도를 지난 2011년 8월 도입했다. 당초 홍콩에 국한했던 것을 지금은 싱가포르와 영국 등 아시아 및 EU국가 기관들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이 이 자격을 부여받은 것은 다섯번째다.
이 제도 도입으로 중국 밖에서 유통되는 위안화 혹은 외화가 증권기관이나 펀드운용사를 통해 중국 본토 증시로 확대 유입되면 위안화의 국제화도 한층 촉진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