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 움직이는 기계의 원칙 이해가 성공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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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레이 달리오가 처음 산 주식은 노스이스트 에어라인이었다. 12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노스이스트 에어라인의 주식을 300달러 어치 샀던 소년은 이 항공사가 합병되면서 무려 3배의 수익을 거둔다. 이 즈음을 시작으로 주식 투자의 매력에 빠져든 그는 그로부터 약 50년 후,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큰 손이자 미국에서 31번째 부호로 이름을 올린다.
달리오는 대학 졸업 후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무원으로 근무한 뒤 1973년 원자재 선물 투자에 발을 들여놓으며 트레이더와 브로커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가 26세가 되던 1975년에 설립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탁월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2012년 기준 154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하면서 조지 소로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물이 됐다.
많은 헤지펀드 매니저가 컴퓨터 앞에서 시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며 시간을 보내는 반면, 달리오는 경제와 금융 이벤트가 어떠한 논리적인 프레임을 갖고 움직이는지를 분석하는 데 하루의 대부분을 할애한다. 그는 "모든 것은 기계와 같다"며 이 원칙을 아는 것이 세상의 모든 이치를 이해하는 기본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물며 그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이러한 원칙에 의해 움직이며 이것이 성공을 돕는다고 확신하고 있다.
레이 달리오가 유투브에 올려 화제가 된 '경제 기계가 작동하는 법' 영상 캡쳐 |
달리오는 2012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위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11년과 2012년 블룸버그 마켓츠가 꼽은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오르는 등 자타공인 시장을 움직이는 거물 중의 거물이다.
브리지워터의 퓨어알파펀드가 출범한 이래 벌어들인 수익만 392억달러에 달하는 등 헤지펀드 매니저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고 있는 달리오의 1분기 현재 연평균 수익률은 17.69%다.
◆ ETF로 포트폴리오 87% 채워…이머징 '눈독'
달리오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상장지수펀드(ETF) 집중 공략이다. 그의 포트폴리오 상위 3개 종목을 합친 비중이 무려 87.62%. 사실상 대부분의 투자 포커스를 이들 3종목에 맞추고 있다.
ETF는 특정한 하나의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투자할 수 있고 리스크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분산투자의 강점을 가장 많이 살릴 수 있는 대표적 상품이다.
1분기 현재 레이 달리오의 포트폴리오 비중 차트. |
뱅가드는 설정액이 464억달러에 달하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규모가 큰 ETF로 지난 1분기에만 13억달러가 신규 유입된 바 있다. 뱅가드 이머징 마켓츠 ETF는 중국, 브라질, 대만, 남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시장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FTSE 이머징지수를 추종한다.
달리오는 이와 함께 아이쉐어 MSCI 이머징 마켓츠 ETF(iShares MSCI Emerging Markets) 역시 포트폴리오내 비중을 23.35% 수준까지 늘리고 있어 이머징 ETF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특히 달리오의 이 같은 이머징ETF 투자 집중도 확대는 최근 월가에서는 나타나는 이머징 증시 쏠림 현상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이들 시장이 상승장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선진국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점에서 월가 구루들은 추가 랠리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때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 우려로 인해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브라질, 터키, 태국 등을 필두로 한 이머징 증시의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같은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많이 희석되고 있다는 평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분기에 자산 매니저들이 신흥국 시장 ETF에 쏟아부은 자금은 지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인 110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SPDR S&P500 ETF Trust와 S&P500의 퍼포먼스 그래프 |
달리오가 보유하고 있는 '스파이더' 주식 수는 현재 1911만주 규모로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29.25%의 비중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달리오의 포트폴리오에는 마이크로소프트(0.3%), 버라이즌(0.24%), IBM(0.21%), 존슨앤존슨(0.21%) 등이 포함돼 있으나 이들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