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수호 기자] 외식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세미나 자리에서 정치권 인사들의 '인사치례' 방문으로 업계 관계자들의 실망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내 외식산업 육성과 발전에 관한 세미나가 열렸다.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출점제한'이라는 장애물을 안고 있는 외식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중요한 행사였다.
더욱이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과 윤명희 의원이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자리인 만큼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대기업 프랜차이즈 관계자들도 대거 방문해 이날 행사의 중요성을 가늠케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로 정해졌지만, 정치권 핵심 인사가 방문한 탓에 소개에만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갑윤 국회부의장 등이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고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및 재선 이상의 국회의원 10여명이 참석해 인사가 이어질 때마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길었던 인사와 박수세례가 끝나자, 앞줄을 빼곡히 채웠던 정치권 인사들이 일제히 퇴장했다. 일순간 텅 비어 버린 세미나장에 당황한 것은 참석자 뿐만 아니라 발제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세번 째 발제를 맡았던 김진국 배재대학교 교수는 "정치인들은 여론이 규제를 원하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여기에 와서는 규제가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입장을 수시로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세미나를 들어야할 사람들이 나가버려서 발제자로서 참담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았던 송남근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도 "이날 행사의 실질적인 목표가 무엇이고 토론내용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이 되는 것인지 애매해서 많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며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진 세미나의 모습을 인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행사는 국내 외식산업의 미래를 가늠케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었다. 특히 규제에 관한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 인사들의 방문은 업계 관계자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인사에만 30분을 허비한 정치권 인사들은 구체적인 의견 교류는 커녕 자료 열람도 하지 않은 채 퇴장해버려 행사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외식산업 세미나에 정치권 인사 및 국가기관 관계자를 부르는 것은 세미나의 결론과 현안이 입법과정이나 정책에 고려되기 위한 기대 심리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 및 장관의 이름만 거는 쇼로 전락하면서 규제완화의 일말의 희망을 품던 업계 관계자들의 허탈감만 안겨줬다.
행사를 마치고 토론이 이어진 자리에서도 이 같은 성토는 계속됐다. 수치에 중심을 둔 자료라 실질적으로 국내 외식산업의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이처럼 보여주기에 급급했던 탓에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았고 정치권의 '쇼맨십' 도구로 이용됐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보여주기식의 행사인지, 외식산업 발전에 심도 있는 고민을 하는 국회의원의 모습일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