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현대제철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관심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7개월여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철강주가 원화강세와 철광석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실적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일단 시장에선 포스코보다는 현대제철로 매수세가 몰린다. 포스코의 경우 과거 계약 구매비중이 높은 반면 현대제철은 현물시장서 대부분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원재료 가격하락에 따른 수혜가 클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이달 초. 최근 10거래일새 10% 가량 올라오며 6만원 중반대에서 7만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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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이후 최근 8개월 현대제철 주가흐름> |
여기엔 기관들 힘이 컸다. 주가가 위로 고개를 튼 게 5일부터인데 기관들 매집도 이 때부터 시작됐다. 적게는 6만주, 많게는 60만주까지 매일 꾸준히 사들였다. '팔자' 일변도를 보이던 외국인 역시 최근 이틀 연속 순매수 전환, 수급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 같은 러브콜은 철강업황이 갑자기 바뀌었기 때문은 아니다. 내려가던 철강제품 가격이 멈춘 것도, 공급과잉의 중국시장이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 아직 하반기 리바운드 가능성을 타진하기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다.
무엇보다 최근 이어져온 원화강세와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원재료 비용 감소, 이로 인한 이익개선 효과가 이유다.
조강운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제철의 수출비중은 16%인데 주 원재료 수입비중이 매출액의 45%로 원화강세시 실적개선이 뚜렷하다"며 목표주가를 8만8000원으로 올려잡았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중국 철광석 수입가격이 톤당 90달러로 지난 5월 이후 100달러 밑에 머무르고 있다"며 "과거 계약구매 비중이 높은 포스코보다는 현물시장에서 원재료 구입비중이 큰 현대제철이 최근 가격하락에 따른 수혜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원재료 가격 하락은 2분기에 더 컸고 원화강세 기조도 지난 3~4월 더 가팔랐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선 "원화강세와 원료수입비용 감소만으로 접근하면 이미 두 달 전에 주가가 반응했어야 한다. 지금은 전체 증시 수급상의 이유, 즉 철강에 대한 투자자 트렌드가 바뀐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강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마무리되는 실적시즌이 도래한 데다 최근 석 달 환율과 원재료 가격 추이가 확인되자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면서 러브콜이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렇다고 철강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컨센서스가 자리잡은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P.Q.C 중 C(cost) 효과만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의 P(price), Q(quantity) 즉 제품가격(철강가격)과 매출 등 점유율의 변화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철강제품 가격이 아직은 크게 움직이지 않고 바닥에서 헤매는 상황이고, 중국시장 역시 구조조정 기대감은 있지만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라며 "하반기 리바운드를 예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원화강세 효과는 다소 있지만 철강을 제대로 담기 위해선 수요 자체가 살아나고 철강 단가가 올라야 의미있다"며 "환율 효과만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철강주 낙폭이 과도하다는 공감대, 최근 시장자금을 몰고다닌 삼성 지배구조 이슈와 다음카카오의 합병 이슈의 일단락, 다시 도래한 실적시즌 등 시장 재료와 함께 증시 수급 패턴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는 관측도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