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자문사 CIO 7인 지상 좌담회 - 거시변수 자금흐름 진단
금융투자업계 고수들은 올해 미국경제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회복을 예상하고 하반기에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미국 달러화 강세와 그에 따른 선진국 주식으로 자금순환을 점쳤다. 하지만 상반기 끝 시점에서 이러한 전망은 구체화되지 않은 채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경제의 장기침체위험과 중국 부동산 위기, 동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의 지정학적 불안정 등 변수가 부각된 것이다.이런 가운데서도 부단히 자산운용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금융투자고수들에게 하반기 금리와 환율, 그리고 글로벌자금흐름 등 거시 대외 변수와 함께 국내 시장, 투자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이번 설문에 응해 주신 고수들은 (가나다 순) 그로쓰힐투자자문 김태홍 대표, 삼성자산운용 이승준 상무, 트러스톤자자산운용 정인기 상무, 한가람투자자문 김학주 부사장, 한국투자신탁운용 김영일 전무, KB자산운용 송성엽전무 및 VIP투자자문 최준철 대표 등 7명이다. [편집자 註]
[뉴스핌=이영기 기자] 금융투자업계의 고수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 하반기에 외국인의 캐리트레이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채권보다는 주식쪽으로 몰릴 것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금리 동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상승을 전망하는 분위기지만 경제여건상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은 어려워 방향성없는 횡보를 지속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 다시 오르면서 되돌림할 것으로 보는 시각과 900원 이하로 하락하는 등 강세가 추세적 현상이라는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22일 뉴스핌이 실시한 금융투자업계의 투자고수인 운용 및 자문사 CIO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투자고수들은 유럽중앙은행의 완화정책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고수 7명중에서 4명이 외국인 매수가 지속되고 그 대상은 채권보다는 주식으로 보는 가운데, 1명이 그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 중국 경기 더 나빠지지 않고, 선진국과 차별화 해소 '기대'
긍정론은 하반기에 중국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한국증시의 상대적 매력도는 올라간다는 것이다.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는 "기업실적 부진과 낮은 배당으로 한국증시는 그간 다른 이머징아시아국가중에서도 상승에서 소외돼 왔다"면서 "중국경기가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우리증시의 매력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ECB의 통화완화정책보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경기차별화 해소에서 외국인수급의 긍정적인 요인을 찾는다.
이 상무는 "차별화는 선진국의 수요개선과 신흥국의 생산경기회복이 결정하는데 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가 글로벌 교역량"이라며 "최근 한국, 중국 등 대선진국 수출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식의 성과 역시 신흥국이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부사장은 "채권은 이미 캐리트레이드의 끝물"이라며 "풀린 돈이 자산효과를 통해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건강한 인플레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주식쪽으로 자금이동 확률도 낮다"고 외국인 매수지속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였다.
하반기 금리동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 더 대립되는 쪽으로 흘러간다. 비록 강한 반대는 없지만 3사람이 금리인상이 어려운 여건에서 방향성 없는 횡보를 예상하는 가운데 나머지 4명은 금리상승에 대해 공감했다.
◆ 금리 완만한 상승, 환율 되돌림 예측… 이견도 '팽팽'
미국이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임금성장에 따른 소비증가가 미미해 금리인상이 매우 느리고 완만한 기조를 보이고 우리나라 금리도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정인기 트러스톤자산운용 상무의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Hyper인플레이션으로 갑작스런 금리상승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시된다.
이와달리 금리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횡보한다는 편에 3명이 서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전무는 "금리상승 가능성이 적은 가운데 금리의 추가하락에 따른 채권랠리 가능성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ECB가세로 금리인상 여건이 약해졌다"면서 "전세계적으로 저성장구조가 이어져 자금수요도 많지 않다"고 선진국 정책당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 흐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4명이 원화약세 되돌림을 전망하는 가운데 3명이 원화강세는 추세적 현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불가하다"며 "연말로 갈수록 원화 되돌림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원/달러 환율 90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펀드멘탈로 보면 900원 진입도 가능하다"면서 원화 강세의 추세적 현상을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과 달리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서는 투자고수 모두 현수준을 유지하거나 제한적인 추가약세를 점치는 약보합 전망을 내놨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