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이머징, 안심하다간 저성장 불가피"
[뉴스핌=권지언 기자]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이머징 시장을 빠져나간 자금들이 올 들어 다시 이머징으로 복귀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일부 국가에서 당시 약속했던 개혁 속도가 다시 느려지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작년 6월 30개 이머징 증시와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25억달러였지만 지난 11개월동안 이머징 자산으로 2217억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에만 450억달러가 유입돼 지난 2012년 9월 이후 최대 월간 유입액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저금리 기조가 내년까지는 충분히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좇아 다시 이머징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타이무르 바이그는 "(이머징 국가들이) 자금 유입으로 운신의 폭이 생기면서 개혁에 대한 시급성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터키는 정치적 압력에 못 이겨 다시 금리 인하를 결정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입 연료에 대한 보조금 축소 노력을 멈추면서 인프라 개혁에 필요한 자금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달 재집권에 성공한 남아공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 역시 급진적인 경제 개혁을 약속했지만 취임 한 달 정도가 지나도록 아직까지 개혁에 대한 세부사항들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남아공 증시는 이달 중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개혁이나 경제 자유화, 관료주의 철폐 등과 같은 개혁에 나서지 않는 국가들은 앞으로 성장률 둔화를 겪을 확률이 크며, 선진국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성장의 중요한 동력도 사라지는 셈이 된다고 꼬집었다.
세계은행은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더딘 구조개혁을 지적하며 신흥국에 대한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을 3년째 5% 아래로 유지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