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오픈마켓 업계가 네이버의 새로운 전자상거래 서비스 ‘스토어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스토어팜’이 업계에 미칠 영향력과 향후 서비스 방향에 대해 득실 챙기기에 분주한 것.
‘스토어팜’은 네이버가 오픈마켓 서비스인 ‘샵N’을 지난달 철수하기로 한 뒤 지난 1일 선보인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업계는 매번 갈등을 빚어오던 ‘샵N’의 철수를 반기면서도 ‘스토어팜’의 서비스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9일 오픈마켓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픈한 ‘스토어팜’은 기존 오픈마켓과 달리 별도의 판매 수수료가 없는 방식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가입신청서를 내면 간단한 서류와 심사를 통과해 별도의 URL을 제공해준다.
물론 네이버도 얻는 게 없지는 않다. 원가 수준의 휴대폰 결제수수료나 신용카드 수수료, 가상계좌 비용 등 약 3%대 수수료 외, 지식쇼핑의 광고주로 계약할 경우 2%의 연동수수료를 받는다. 물론 이를 감안하더라도 오픈마켓이 통상 받아온 12% 대의 수수료 보다 파격적인 조건이다.
때문에 ‘스토어팜’은 오픈마켓 기업들에게 미묘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직접 경쟁을 펼치던 ‘샵N’보다는 더 나아진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상품별 쿠폰 대신 마일리지, N스탬프, 체크아웃 전용 쿠폰 등은 여전히 발행되고 있고 이는 ‘스토어팜’ 상품에 대한 추가 혜택으로 고객에게 인지되고 있다”며 “특히 지식쇼핑을 통해 ‘샵N’ 때와 마찬가지로 노출혜택을 주기 때문에 변한 것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기존 ‘샵N’의 판매자들이 별도의 거부의사가 없으면 ‘스토어팜’으로 자동전환되는 점도 주효했다. 현재 ‘스토어팜’ 입점 업체 수는 2만4638개로 ‘샵N’ 입점 업체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샵N’의 기존 회원도 별도 탈퇴 절차 없이 DB가 승계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토어팜’의 등록 판매자수에 따라 오픈마켓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신중론을 내놓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오픈마켓보다 수수료가 적은 ‘스토어팜’ 특성상 판매자의 가격 할인 여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네이버 지식쇼핑에서 일률적으로 동일제품 가격을 비교하게 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픈마켓 입점 업체보다 ‘스토어팜’ 입점 판매자를 선호하게 될 수도 있다.
지식쇼핑으로 유입되는 구매자의 수를 감안하면 앞으로 ‘스토어팜’의 저수수료 정책은 또 다른 경쟁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별도의 판매수수료 없이 제품을 등록해주고 이에 대한 광고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올리는 방식은 글로벌 오픈마켓 사업자인 알리바바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며 “향후 광고 기반의 노출 플랫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상품정보DB 확보가 목적인 ‘샵N’은 오픈마켓과 사업의 목적이 달랐기 때문에 그 시장에서 경쟁할 필요가 없다”며 “‘샵N’의 ‘스토어팜’ 전환은 상품정보를 강화하는 방법을 오픈마켓의 ‘사업’ 보다는 ‘서비스’로 전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런 우려 때문인지 일례로 지마켓과 옥션 등은 아직 네이버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는 모습이다. 11번가를 제외한 지마켓과 옥션은 현재까지 네이버 모바일 지식쇼핑에 DB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옥션과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이 꾸준히 커가는 시점에서 DB 검색을 네이버에 제공할 이유를 아직까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샵N’ 철수와 별개로 DB 제공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