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캐리트레이드 활성화로 원화자산 매입 기대"
[뉴스핌=우수연 기자] 서울 외환시장은 연휴 이후 각종 글로벌 통화 정책 및 지표의 영향에 따라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중반까지 하락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시장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폭을 늘린다면 1010원 중반대까지도 내려갈 수 있겠으나, 당국의 개입 강도에 따라 1010원대 안착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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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로존에서 캐리트레이드 활성화로 유로지역 금융기관들의 신흥국 자산매입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와 국채 10년 선물 매수를 눈여겨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밤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1020원대를 하향 돌파한 1019.85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날 원/달러 환율도1010원대에 진입하며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경 부산은행 과장은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 단행 및 드라기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발언에도 유로화 차익 실현에 따른 단기적 글로벌 달러 약세와 역외 달러 매도로 원/달러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있는 만큼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늘 환율은 1017~1023원 등락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건희 외환은행 과장은 "월말이 지나서 수출기업 네고 물량에 따른 하락은 다소 천천히 봐도 될 것 같다"며 "환율 하락은 ECB 통화정책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여러가지 재료가 함께 작용하면서 갈 길을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고용지표도 호조를 나타냈으나 별 얘기가 없이 끝나서 (환율은) 아래쪽 시도를 할 것 같다"며 "하단을 결정짓는 것은 오늘 당국 개입이 어느 정도 들어오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CB 이슈 뿐만 아니라 중국의 무역 흑자 호조와 우리나라 5년물 CDS 프리미엄 동향에 주목하며 환율 하락을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김대형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ECB의 완화정책 패키지에 따른 유동성 기대, 역외 NDF 하락, 5년물 CDS 스프레드의 50bp 하회 가능성 등으로 1010원대 진입 시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5월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7.0% 증가하며 무역흑자 규모가 4월보다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점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로존의 경기부양책으로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와 유로존 유동성 완화에 따른 원화 시장에 자금 유입으로 인한 원화 강세가 상쇄되며 원/달러 환율에는 중립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지수 상승(원화 약세)과 유럽계 자금의 KOSPI 유입(원화 강세) 재료가 상쇄되면서 원/달러 환율에는 중립적 영향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양적완화(QE) 시기가 명확하지 않아 ECB 발표 직후 유로화는 오히려 달러대비 상승했으나, 실제 LTRO가 가동되면 유로화는 약세 압력에 노출될 듯하다"며 "과거 두 차례 LTRO 이후 유로화는 약세를 시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경기부양 및 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국이나 일본 식의 양적완화(자산매입)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지만, 단기적으로 글로벌 증시 상승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ECB는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0.25%에서 0.15%로 인하하고 초단기 수신금리인 예금금리를 0%에서 -0.10%로 마이너스로 낮췄다. 동시에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4000억원 유로 규모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단행하고, 불태화를 통환 유동성 흡수 조치를 중단하는 등 신용 확대 조치도 시행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5월 비농업 고용자수가 21만7000개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고, 실업률도 6.3%의 호조를 나타내며 고용시장의 회복세를 확인했다. 중국은 5월 수출이 전년비 7.0% 증가하며 무역흑자 규모가 지난달보다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